전 일단 훈련 받으러 가는 날 정식재판 청구서 보내놓고, 훈련 받고 돌아와서 공익근무요원 활동을 하고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번째 공판이 있었지요.
서울 지방 법원. 서초역에서 내리면 금방일 줄 알았는데 교대역에 더 가깝습니다. orz.
서관 형사 재판과에 가서 출입문 금속 탐지기를 통과했는데, 가방에 카메라에 휴대폰에 다 넣고있어서 삐익 소리나는데 사람들 다 무시하고 지나가더군요. 뭐 별 이슈 있는 날이 아니라 걍 보내주는듯. 아무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복도는 완전 조용 그 자체, 법정은 학교 교실처럼 복도에 문 하나씩 달려있는 그런 모양새고, 문 앞에 그날의 재판 일정이 적혀있었습니다. 제 이름이 10시 재판 중간쯤 있더군요. 들어가보니 이미 몇건 하고있는데, 한명은 정당방위로 한대 쳤는데 상대가 전치 8주라더라, 한명은 음주운전, 한명은 식품위생법 위반, 한명은 저랑 동갑인데 대포 통장 뿌린 혐의.. 앞자리 검사가 피식피식 웃는게 재미있더군요. 사람은 괜찮게 생겼는데 저분이 제게 벌금을 최대한 많이 먹이려고 애쓰는.. '적'이죠-_-; 그리고 곧이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번 건은 한명한명 하는게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잡힌 사람들 4명을 합동으로 재판하더군요. 민변에서 이야기 들은데로 이날은 검사가 "광우병 대책위 어쩌고 저쩌고... 버스에 밧줄을 걸어 잡아당겼고... 버스 창문을 부수고 버스 위에 올라가 구호를 제창 어쩌고 저쩌고.." 혐의 사실을 불러주고, 판사가 "혐의 사실 모두 인정하십니까?" 하고 한번 물어보더군요. 당연히 우리들은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죠. 이날은 이게 끝이었습니다.
다음번 재판은 11월에 있는데, 이날은 민변쪽 변호사가 무료 변론을 해주기로 되어있고, 검사쪽은 나름대로 증거자료를 가져온답니다. 저는 아마 그때 버스 위에서 사진찍던 사람들 중 가장 끄트머리에 있어서 사진 많이 찍혔을것 같아요. 아니 이런, 버스 위에 올라가도 된다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게 놔둘때는 언제고, 기자들이랑 섞여서 시위 진압되는 모습까지 쭈욱 사진 찍었더만 다 내려오라 하고는 기자증 없다니까 나만 연행.
검사는 제가 무슨 폭력 시위범인양 무시무시한 말로 혐의를 붙여놓고 벌금 200만원을 때려버리니 이거 정식재판 청구 안하면 바보 아니겠습니까? 정식 재판 청구 하면 법적으로 처음 부른 2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진 않으니 당연히 재판 받아서 승소해야지요. 요즘 착잡합니다. 의경 하는 친구는 "명박이도 임기 이후에 재평가 받을것이다. 노무현도 마찬가지 아니냐"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의경 하면서 시위대랑 대치하면 이렇게 변하는지.. 과연 대운하도 재평가 받을까요? 아닌건 아닌겁니다.
아 그리고 일반교통방해의 경우, 헌재에 계류되어있는 상황이라 제가 얽힌 사건은 헌재에서 판결이 난 다음에야 최종 판정이 난다네요.
모쪼록 촛불집회 관련 연행되신 분들은 두려워말고 정식재판 청구하기 바랍니다. 그 벌금 다 내는건 말도 안되는거에요. 재판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민변에서는 이 사건 관련된 사람 전원에게 무료 변론해준다니 다들 겁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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