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고객의 소리에서 숨겨진 니즈를 발견하는것

MIRiyA☆ 2009. 7. 4. 16:42

본인이 IT 덕후인지라 여러 웹서비스들 쓰고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찔러보곤 한다. 필연적으로 내 블로그에서나 다른 고객센터에서나 담당자들의 피드백을 보게되는데, 그것들만 봐도 상하가 나뉘는것 같다. “ㅇㅇ는 ㅁㅁ에 이미 구현되어있습니다.” 꼭 보면 이런 양반들 도처에 널려있다.


블로그 익명 댓글 포함해서. "ㅋ 그것도 모르냐 그건 저기 있어."이런식으로 깐죽대고 잘난척하고 가르치려 하는 리플이 많이 눈에 띈다. 나는 엔드유저가 아니다. 다만 엔드유저인채로 남고싶은 얼리어답터일 뿐이다. 해당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는 내가 이미 알고(이잡듯이 다 써봤다.), 그리고 어떤 위치에서 내가 잘못 조작했는지도 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게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직관적이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아 인지하지 못한다는것이다.


반면 어떤 서비스 담당자는 고객 목소리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내서 “그 부분이 잘못나와 고객님이 불편을 겪으셨던것 같네요^^ 금방 수정하겠습니다.”라고 답변 다는걸 보곤 한다. 이 얼마나 상쾌한 경험인가. 고객은 자기 의견이 개선에 반영되었다는걸 알고 기뻐하게 되고, 뭔가의 주인 의식 같은걸 갖게 되며 더더욱 서비스를 사랑하게 된다.




완벽한 FM의 답변이다. 확인해보니 이렇더라, 감사하다, 처리하겠다, 다 되면 연락하겠다. 거기다 당일 빠른 답변까지.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도처에서 진짜 찌질이같은 답변도 가끔 보긴 하지만, 모범 사례 말고 안좋은 사례는 담당자 마음에 상처를 줄 것 같아 뺀다. 굳이 나같은 까칠쟁이가 아니더라도, 담당자의 동문 서답 답변에 버럭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


뭔가 당장 안된다면 이유가 있을것이다. 당장 로드가 너무 커서, 우선순위에 밀려서, 개발상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어서 등등.. 이런걸 어느 선까지 구체적으로 적어주고 이해를 구하자. 댓글 달아 땍땍거리며 싸대는 저놈은 사이코나 경쟁사 직원이 아니다. 그냥 쓰다 쓰다 못해 하소연하러 온거니 잘 달래줘야지. 안된다고 하면 독재자 같이 생각할거고, 이러이러해서 안된다고 하면 아아 그렇군요 하고 이해할거다. 물론 개중에는 진짜 엿같은 놈이 있기 마련이지만 소수다.(예전 다음 아아! 블로그 방명록에 죽치고 앉아서 기획자 대가리가 빠가니, 그 여자 멍청하다 지랄지랄 하던놈 등등..)


대게 인간들은 대접받길 원하기 마련이고, 그놈이 정말 좆도 없는 찌질이라도 아이고 우리 고객님 불편하셨쎄여? 하고 미소지으며 응대해야지. 저놈 좀 맘에 안든다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고 비꼬며 말하거나 약간 흠잡힐만한 동문서답을 하면 그때부터 엄청 피곤해진다. 똥을 밟아버린거다.


이용자의 피드백에서 당장 해결책(대부분 미봉책)만 제시하기보다는 아예 그런 CS가 들어오지 않도록 근본 원인을 찾는 법을 훈련해야할것 같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하자.


"이자식이 왜 저런 '삽질'을 하고있을까? 왜 저걸 클릭하고있을까? 바본가? 아냐, 뭐가 문제인걸까?"

"아 ㅋㅋ 찌질이시끼.. 헛소리 하고 앉았네. 하지만 내 마음 그대로 드러내면 안되지. 방긋방긋~"


뭔가 고객이 느끼기에 로봇같지 않고, 이 사람은 진짜 인간이다. 모니터 너머의 살아 숨쉬는 인간이다 라고 연민을 느끼게 해야한다. 더 나아가 웹 서비스 역시 친구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들 화이팅이다.




ps.

나도 힘들다. 어떤놈에게 이명박 같은 새끼, 김정일 같은 새끼, 넌 히틀러야. 이런 말까지 들어봤다. 이번 카페 개편 후에도 레이아웃 고정했다가 회원들이 들고 일어나서 곤란하다. 기분 같아선 다 함구령 내리고 귀 막아버리고싶다. 하지만 분명 그들의 말은 맞고, 내 말도 맞다. 확실한건 그들이 나에게 반항하고 대들고자 헛소리 하는게 아니라, 실제 느끼는 불만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마음을 비우고 윈윈할 방법을 찾기 위해 다음 카페 이노베이션 공식 카페에 글을 올렸다. 레이아웃 고정을 1280으로 늘려줄 수 없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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