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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마운트 삼식이는 HSM(초음파모터)이 아닌 이유

MIRiyA☆ 2009. 6. 6. 07:24

Sigma EX 30mm f/1.4 DC HSM는 세계 유수의 서드파티 렌즈 메이커인 시그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명작 렌즈다. 만만한 가격대에 적절한 화각, 모범적인 조리개값, 그럭저럭 나오는 화질 등 잘 팔리기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있다. 이 렌즈는 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여자친구랑 커피 마시면서 테이블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상반신을 찍으면 뒷배경 뽀샤시하게 잘 날아가고, 만만한 화각으로 길에 돌아다니면서 스냅 사진을 찍기 좋은 렌즈다. 조리개값이 낮아서 좀 어두운 곳에서도 쓰기 참 좋다. 30mm 시그마라고 해서 별명이 '삼식이'다. 나 역시 카메라 새로 사면 맨 처음으로 구하는 렌즈가 삼식이다.


다만, 펜탁스 KAF마운트와 소니/미놀타 알파마운트용으로 나온 삼식이는 초음파모터(HSM)과 거리계창이 빠져있다. 자동초점을 맞출 때 조용하고 빠르게 돌아가는게 HSM의 장점이고, 뽀대가 상승한다는게 거리계창의 장점이다. 사진에서 가운데에 플라스틱 창 안에 눈금 그려진게 거리계창이다. 펜탁스와 소니/미놀타용으로 나온 삼식이는 거리계창이 빠져있고, 초음파 모터가 없어서 초점 맞출때 징징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래서 펜탁스와 소니/미놀타 유저들은 "마이너 브랜드라고 값도 더 받아먹으면서 기능 제한한다"라고 볼맨소리로 이야기하곤 한다.


왜 펜탁스와 소니/미놀타용 삼식이에는 초음파모터가 안달려있는가?

매번 자주 올라오는 질문이지만, 오해들이 많은것 같아 웹에 두고두고 검색되게 하기 위해 내가 fact를 정리하고 넘어간다.


유명 카메라 기자재 사이트인 DPreview의 뉴스에 따르면 삼식이는 2005년 2월 PMA때 발표되었다. 국내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정보를 보면 캐논 EF마운트, 소니/미놀타 알파마운트, 펜탁스 KAF마운트가 2005년 6월에 발매되기 시작했고, 니콘F마운트와 시그마 마운트가 2006년 1월에 발매, 올림푸스 포서드 마운트용 삼식이는 2006년 2월에 발표되고 9월에 풀렸다. 특히 올림푸스 포서드용 삼식이는 EX마크가 스티커로 붙어있다가 양각으로 찍혀나온 신형으로 바뀌었다. 타사 마운트용 신형 삼식이는 2007년 초에 풀렸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삼식이는 이미 2005년 2월달 쯤 개발이 완료되었고, 2005년 6월쯤 이미 시장에 풀리고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신형으로 리뉴얼은 2007년 초에 풀렸다.


여기서 각 회사들의 초음파 모터가 도입되기 시작한 날짜를 정리하면, 캐논은 1987년 EF마운트 출시때부터 USM모터를 지원하였고, 니콘은 1996년도부터 SWM모터를 넣기 시작했으며, 올림푸스는 2003년 포서드 마운트 출시때부터 USM을 지원하였고, 미놀타(이후 소니에 인수)는 2004년 Dynax 7등 필카 시절부터 SSM지원을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펜탁스는 어떨까? 펜탁스 최초로 초음파 접점이 달려나온 K10D는 2006년 2월 PMA에 언론에 발표되었고, 2006년 12월에나 시장에 풀렸다.

그리고 SDM모터를 지원하는 1.3 업데이트가 나온게 2007년 7월이다. 최초의 SDM렌즈인 펜탁스 16-50은 2007년 8월에 나왔다.


시그마가 삼식이를 발매한게 2005년이고, 삼식이를 리뉴얼한게 2006년 말쯤 이루어졌을테니, 그 시점에 펜탁스에서는 초음파모터 사용이 불가능했다. 시그마가 삼식에 SDM지원 기능을 넣자면 아무리 빨라봐야 2007년 말이고, 2008년쯤 가야 넣어줄까 말까한 실정이었다.


펜탁스는 최초의 DSLR인 *istD, 그리고 그 이후 *istDL, *istDS, *istDS2, K100D, K110D, 삼성발로 나온 GX-1L, GX-1S 등 대부분의 디지털 기종이 SDM지원이 안되었다.(이후 2006년 말에 나온 K10D, 그리고 2007년에 나온 K100D super 부터나 SDM 지원을 하기 시작하였다.)

펜탁스 대부분의 기종이 SDM 지원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SDM전용으로 렌즈를 내놓으면 기존 기종에서는 AF가 안되고 모두 수동 초점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었다. 기존 사용자들이 왕창 들고일어설 것이 분명하였고, 렌즈는 잘 안팔릴게 뻔히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펜탁스는 DA☆16-50과 DA☆50-135, 이후 DA☆200과 DA☆300, 더 나아가 DA☆60-250까지도 SDM/바디AF 전환 클러치를 넣어주었다. SDM지원 되는 카메라에서는 SDM으로 돌리고, 지원 안되는 카메라에서는 기존 카메라 내장 AF모터로 돌리도록 한것이다. 그러다가 작년 올해 와서야 DA17-70, DA☆55.4등 SDM 전용 렌즈를 내기 시작한다. 바디 AF/SDM 클러치를 넣어준건 호환성 문제를 의식한 펜탁스의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시그마가 삼식이를 출시하던 당시, 모든 DSLR이 USM을 지원하는 캐논, 모든 DSLR이 SWM을 지원하는 니콘, 모든 DSLR이 USM을 지원하는 올림푸스와 달리 펜탁스는 대부분 DSLR이 SDM지원도 못하던 상황이었다. 시그마 입장에서 그냥 2005년도 설계로 내놓으면 기존 유저나 차후 유저나 다 만족시킬 수 있는데, 굳이 클러치 넣는다고 왕창 뜯어고칠것도 부담도 없고, SDM전용으로 지원하여 기존 유저를 배제하여 욕먹는것보다 나은 선택이었다.

지금의 펜탁스용 시그마 최신 렌즈들은 SDM전용으로 나오고있지만, 당시 시그마 입장에서는 안넣은게 지극히 당연한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DSLR이 SSM을 지원하던 소니/미놀타는 왜 HSM 모터를 안넣어주었는가? 흠.. 그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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