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텍스트큐브의 100점짜리 공지사항

MIRiyA☆ 2009. 7. 3. 13:48

근래에 댓글알리미 표준화 운동을 하면서 텍스트큐브를 쓰게 되었는데, 정말 타에 귀감이 될만한 디테일을 발견해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텍스트큐브닷컴 구글에 인수되면서 7월 말경에 구글 계정으로 전환될 예정이라는 공지인데, 거의 모든 면에서 만점이다. 일단 아래의 공지를 보라. 하나하나 짚어보자.

일단 체크해볼 부분이, 이 공지는 푸쉬방식 공지라는것이다. 대게 공지사항은 서비스 어딘가의 정해진 위치에 노출되기 마련이고, 이용자는 공지사항을 보기 위해 엑티브하게 행동을 해야한다. 그래서 공지사항을 못보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저번에 티스토리 서비스 점검 공지를 못 본 사람들이 접속 못한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이 공지 페이지는 관리자 페이지에 로그인할 때 먼저 뜨기 때문에 보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그리고 같은 푸쉬방식이지만 거부감이 들고 부담스럽고 촌티나는 팝업보다는 훨씬 세련되었다.



대표적으로 이런 방식의 공지사항은 미투데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위쪽에 보면 "아이팟터치나 오즈폰에서 m.me2day.net으로 접속해보세요" 하고 공지가 보인다. 일단 필수 공지를 깔끔한 위치에 푸쉬 방식으로 연결했다는 부분에서 큰 점수를 먹고들어간다.


그리고 두번째로 살펴볼건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안녕하세요? MIRiyA2.0님에게 알려드립니다.

텍스트큐브닷컴은 Google 의 서비스로써, 텍스트큐브닷컴 계정 시스템은 Google 계정 시스템으로 통합될 예정입니다. 7월 말경 이러한 계정 전환이 이뤄질 예정이며, 그 이후부터 텍스트큐브닷컴을 사용하시기 위해서는 Google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셔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점 미리 안내드립니다.

모든 텍스트큐브닷컴 사용자 분들의 계정은, 계정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자동적으로 Google 계정으로 업데이트 될 것입니다. 현재 MIRiyA2.0님께서는 Google 계정과 연결된 이메일 주소로 텍스트큐브에 로그인을 하고 계신 것으로 파악되며, 따라서 계정 전환 뒤에도 기존과 동일한 이메일 주소로 로그인을 하시면 됩니다. 단, 계정 업데이트 이후에는 Google 계정의 비밀번호를 입력하셔야 됩니다. (Google 계정의 비밀번호는 현재 텍스트큐브닷컴의 비밀번호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첫머리에서 닉네임을 거론하면 사용자는 유심히 읽어보게 된다. 저게 나랑 관계있다는건지 인지하는 과정이다. 두번째 문장부터는 전체 내용을 압축하여 두괄식으로 알려주고있다. 텍큐닷컴은 구글거다. 구글 계정 시스템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7월 말에 전환이 이루어질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텍큐닷컴을 쓰기 위해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야한다. 등등..


재미있는건 저 스무스함이다. "현재 MIRiyA2.0님께서는 Google 계정과 연결된 이메일 주소로 텍스트큐브에 로그인을 하고 계신 것으로 파악되며, 따라서 계정 전환 뒤에도 기존과 동일한 이메일 주소로 로그인을 하시면 됩니다."라고 적어주었는데, 이건 일단 똑똑하다. 쌍팔년도 DOS같이 "Bad command or filename"이나 "구글 계정이랑 연결되어있는지 확인해주시고" 따위의 말을 적지 않고 알아서 다 분간해서 나한테 필요한 말만 하고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깔끔하게 마지막에 구글 계정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하고, 괄호 쳐서 구글 계정의 비밀번호와 텍큐닷컴의 비밀번호가 다를 수도 있다고 언질을 주고있다. 얼마나 스무스해. 필수요소는 다 들어간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래에 어떻게 바뀌는지 그림을 첨부해서 이해하기 쉽게 해놨다. 뭐 지금 근사한 텍큐닷컴의 로그인 페이지가 구글스럽게 바뀌는건 정말 호러블하지만. 암튼 상황 파악은 잘 될테니까. 아래쪽에는 더이상 보지 않기 체크박스도 있고, 버튼 역시 좋다. 버튼 주위에 별다른 잡요소가 없어서 동선에 혼란이 오지 않는다.(간혹 이런것도 안지키는 서비스가 많다.)


뿐만 아니라 "자주 묻는 질문 답변 보기"도 링크걸어놨다. 이 페이지도 좀 대단하다.


난 개떡같이 만든걸 봐도 욕을 하고, 잘 만든걸 봐도 욕을 하는데, 이건 후자다. 알려줄건 다 알려주고있다. 말그대로 FAQ다. 이거 어떻게 진행되는지, 난 어떻게 해야하는지, 보안 문제는 없는지, 이거 왜 하는지, 계정 업데이트를 거부할 수 있는지, 백업 폐쇄 탈퇴를 지원하는지, 계정 업데이트는 언제 하는지, 반드시 지메일 계정이 필요한지, 다른 메일 주소를 쓸 수 있는지.. 시시콜콜한것까지 모두 알려주고있다. 이건 일종의 디지털 아트다.


구글이면 양키 센스가 워낙에 눈에 거슬려서 냅다 까버리고싶은 심정인데, 이건 한국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굉장히 모범적인 답안을 보여주고있다. 그래도 까보자면 중요 키워드에 볼드나 색지정 등등 강조 처리 안해줬다는거. 이건 얘들 디자인 기조인가보니 패스하자. 워낙에 구어체에 이해하기 쉽게 적어놔서 100점은 아니지만 괜찮다 본다.


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푸시 공지와 FAQ 부연설명 스타일이 이 업계 웹 서비스에 많이들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이런게 늘어날수록 세상은 점 점 더 편리해질것이다. 구글이 만든걸 권장하긴 정말 처음이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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