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뽀대만 나고 쓸데없는 인터페이스, 그리고 오류창 설계의 3원칙

MIRiyA☆ 2009. 6. 29. 01:18



위는 내가 http://cafe.daum.net/Swing345 라는 주소를 입력한 다음 나온 화면이다. 내 생각에 저건 사용성 향상 차원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그저 뽀대 요소인것 같다.


일단 이용자가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한다음 엔터를 누르면, 404에러가 뜨건 뭐가 나오건 현재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건 기능상 당연하다. 하지만 굳이 다음 메인으로 이동하고, '뒤늦게' 위에서 그런 주소의 카페가 없다고 나오니 이용자의 목적 수행에 관계 없는 화면이 나온것 같아 상대적인 피해의식을 갖게된다.


차라리 그냥 그런 카페 없다고 따로 페이지를 보여주는게 낫다고 본다. 일단 위에 화면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기능이다.



진정 이용자를 배려한 기능이라면 아래와 같은 예를 들 수 있겠다.



이 화면은 http://me2day.net/ashle 이라고 입력한 화면이다.

나는 닉네임이 Ashley고, 주소가 http://me2day.net/st_ashley인 회원을 찾기를 원했다. 위 화면에서 첫번째에 나오는 사람이다.


내가 주소를 모르거나 잘못 썼음에도 불구하고 목적 실패로 불쾌감을 겪지 않았고, 미투데이의 편의 기능 덕분에 목적 달성에 도움을 받아 좋은 기분이 들었다.




이 화면은 http://me2day.net/만박 이라고 입력한 화면이다.

나는 닉네임이 만박이고 주소가 http://me2day.net/sumanpark인 회원을 찾기를 원했고, 역시 미투데이의 편의 기능으로 목적 달성에 도움을 받았다.


뽀대만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기능이 필요한게 아니다.

이런게 진정 유저를 생각하는 기능이다.


만약 저 화면을 개선하게 된다면,


1. 전용 페이지를 따로 보여주도록 하고

2. 자기가 방금 무슨 주소를 입력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위에 크게 적어줄 것이며

3. 비슷한 주소로 추천해주도록 하자.



여기서 나는 오류창 설계의 4단계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비난 피하기

전용 페이지를 따로 보여주는 이유는, 유저의 실패를 찬스 삼아 메인 PV좀 올리고, 메인 낚시로 유저에게 삽질을 더 하게 하겠다는 음흉한 음모가 아니라 유저의 목적 수행에 도움을 주겠다는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괜히 욕먹을 소지를 없앤다. 유저의 기분이 안좋은 상황이니, 일단 다른 짓은 하지 말자. 실연하여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그녀에게 데쉬 해봐도 그녀를 얻을 수 없다. 먼저 그녀의 마음에서 그놈을 지우는게 순서아닌가.


2. 객관적으로 상황을 안내하기

또한 입력했던 주소를 따로 보여주는 이유는, 유저 스스로 자기가 방금 주소를 어떻게 쳤는지 확인할 수 있게 배려해주자는 의도다. 니가 이렇게 썼으니까, 혹시 잘못 쓰지 않았나 확인해봐라. 이런 뜻이다. 이를 통해 유저는 내가 타이핑을 너무 빠르게 해서 k옆에 l을 삐끗나게 눌렀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주소창에 http://www.daum.net/?nil_ref=wrongcafe 이딴걸 보여주는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되고 짜증만 불러올 뿐이다.


3. 문제해결에 도움 주기

위에 미투데이의 사례처럼 비슷한 주소로 추천해준다. 특히 다음 카페는 대소문자 구별이 있으니 이에 대한 안내도 병용하는게 좋다. 내 카페만 해도 cafe.daum.net/GTA2가 아니라 cafe.daum.net/gta2를 입력해서 실패하는 사람들이 몇만명 단위로 있었다. 이런게 있었다면 내가 cafe.daum.net/gta2 주소를 먹고 대문에 "이 카페는 그 카페가 아니니 본 카페인 GTA2로 가라"고 공지하지도 않았겠지.


4. 부대 효과 추구

위에 말한 모든 전제가 다 충족되면, 이용자는 주소 입력 장애로 목적 달성을 못한 불쾌감을 해소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이트 측의 극진한 응대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유저가 '기분 더러움'에서 '그냥 그러함'이나 '기분 좋음'으로 변해야 '카페 갈 마음이 사라진 이용자에게 풍부하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여주어 다른 선택을 하도록 도움주기'를 하든 할게 아닌가.


덧붙여 글을 쓸 때 잘못/오류 등의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뭐가 되었든 미세한 단어 선택으로 이용자는 열받을 수 있다. '당신이 잘못 입력했어' 보다는 '지구를 구할 뭔가를 하려던 당신, 우리는 도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할 수 없었다. 미안하다.' 이런식으로 나간다. 이용자의 행동 하나하나를 무겁게 다루고, 잘못 강조보다는 쑥스러움과 그럼 이용자는 '내가 잘못한건데 지들이 미안해한다.'라고 당황하게 되고, 미안한 감정을 가질 것이며, 이건 더 나아가 대상에 대한 호감이 된다.


위의 4단계대로 오류창을 설계하면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회사 전체의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오류창은 중요하다. 이용자가 가장 궁할때, 가장 열받은 순간에 보게 되는 그 화면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