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네이버 모바일 간담회 후기

MIRiyA☆ 2009. 5. 13. 19:35


나는 매번 네이버의 행사는 꼭 빠지지 않고 간다. 뭐 맘에드는 행사는 다 참석하는게 기본이긴 하지만, 네이버는 갈때마다 여러모로 건질게 많고, 준비한 사람들의 성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블로그 간담회를 보면, 이 양반들은 강남-분당간 버스편 지원에 컵 받침까지 그날 커스텀으로 마련해놓는 센스를 보인다. 어우씨, 더럽게 돈 많나봐-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성의 자체가 확 와닿기 때문에 매번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곤 한다.


저번 2007년 7월에 나루 사용백서 이벤트 당첨으로 100만원 타러 강남 대로를 질주하다가 자빠져서 3주간 드러누워있었다. 근데 입원 도중인 8월 2일에 블로거 간담회 한다길래 외출 허가 안해주는 의사에게 본인의사 퇴원장 내고 나와서 얼굴 반쪽 마비된채로 들은적도 있으니 말 다했다. 뭐 여튼 그날 네이버 카페의 새 전략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만족했다.


오늘은 어제 참석한 네이버 모바일 간담회의 후기다. 작년에 다음 모바일 간담회에도 참석했으니, 적절히 균형이 맞는 느낌.



행사 장소는 압구정동의 플래툰이라는 희한한 곳이었는데, 이름 들으니 약간 밀리터리 삘이 난다 생각했다가 멀리서 걸어오며 컨테이너 박스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질겁. 들어가보니 꽤 특이한 공간이었다. 외벽은 컨테이너고, 내부는 반 오픈식으로 외부와 바람이 잘 통하게 생겼다. 지금 다행이 모기가 없을때라 망정이지, 나중에 한여름에 여기서 행사 했다가는 큰일 날 듯. 


입구에서 받은 쿠폰으로 샌드위치와 콜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샌드위치는 고기가 많이 담백한 느낌. 크라제나 퀴즈노스보다 여기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은 만족. 배고파서 양은 좀 불만족.


오늘은 아베크롬비를 입고나오지 않은 만박님이 어께에 손을 턱 얹으며 "어 미리야 왔어? 점점 더 기름져지네?" 저쪽에선 빨간 재킷을 입은 네이버의 람람님이 명함을 돌리며 인사를 나누고있다. 잠시 후 평소 뵙고싶었던 UXfactory의 리거니님 일행을 뵐 수 있었다. 항상 컨퍼런스나 간담회의 재미는 이렇게 사람 만나는 맛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기존 알던 사람들과 인사 나누는게 너무 재미있다.


네이버의 향후 모바일 양상에 대해서는 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블로그에 잘 정리되어있으니 이걸 보면 되겠다. 내가 아무리 잘 써도 이거보다 자세하게는 못쓰겠다.


음.. 개인적인 코멘트를 좀 하면,


지금 현재 다음이나 네이버나 허공에 사격 연습하고있다. 언제쯤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리 움직이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는 단계다. 어쨌든 아이폰이든 블랙베리든 팜프리가 되든 모바일 인터넷의 꽃은 언제가 되든 개화할 것이고, 시장을 선도하는 포탈 입장에서 손가락 빨고 구경하고있으면 나중에 난감해지리라. 모바일 간담회로 따져보면 네이버가 한 6개월 정도 다음보다 늦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네이버가 공개한 몇가지 모바일어플/모바일페이지들을 써보며 느낀점은, "될놈만 키운다"라는 점이다. 부동산이나 쇼핑 같은건 모바일 환경에 집어넣기가 좀 애매해서 후일을 기약하는 분위기고, 카페 같은것도 일단 미뤄둔 상태, 모바일에서 참 잘들 쓸것 같은 웹툰 같은건 꼼꼼하게 어플을 만들어두었다. 일단 지금은 모바일 웹으로 진출하는 초기 단계고, 인기좀 있을것 같은 서비스를 먼저 만들어서 반응좀 보겠다는 상태다.


웹툰처럼 포탈 각각이 웹툰 작가들을 확보하고, 계약에 따라 그 작가가 그 포탈에서만 활동할 경우, 이용자는 그 웹툰을 보기 위해 그 포탈의 App를 써야한다. 포탈별 경쟁력은 컨텐츠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반면 지도 어플 같은 경우, 네이버 지도 어플이 다음 지도 어플보다 기능면에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자 쏠림 현상이 일어날것 같아보였다. 지도야 비슷비슷하게 보이고, 차이점 구분하기도 쉽지 않지만.. 당장 버스 노선 검색 같은건 네이버 말고 다음에서만 되니 네이버를 누가 쓰겠나.


그리고 모바일 UX설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세션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너무 짧고 부실했다고 생각한다. 더 듣고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참 아쉽다. 사내 UX조직이 "괜히 버튼 모양 바꾸는것 따위로 귀찮게 일 만드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쉬울텐데 NHN은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참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NHN은 다른건 몰라도 UX쪽 역량은 국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참석한 사람들 눈높이를 맞추느라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미투데이의 만박님은 보여줄거 없다더니 제일 그럴싸한 PT를 보여주었다. 맨날 마이크 잡을때마다 메모지만 들고 나오시더니, 이번에 새로 개편될 서비스 시안 보여주니 "오오오~~~" 탄성이 나오더라. 국내에 몇 안되는 근사한 서비스 마인드를 가진 분이다.


나는 모바일 전략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바가 없어서 여기까지가 한계다.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회사들이 어떻게 움직여갈지 참 기대된다. 몇십년 지나면 이때의 이야기를 천리안/하이텔 시절 이야기처럼 내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비스 암만 잘만들어봐야,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써봐야 트래픽만 나간다. 결국 돈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이기는거다. 다음이나 네이버나 아직까지 뾰족한 수익모델은 찾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 많이 기대된다. 모바일이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이 회사들이 어떻게 움직여나갈지 참 기대된다.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뚝딱뚝딱 만들어서 평가받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이용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뒤에서 이통사 모바일 요금제 가격 인하나 빌고있으련다.




ps. 어떤 후기 보니 이번 행사, 밥맛이 없고 파리날리고, 네이버 직원들이 맥을 써서 싫단다. 네이버 직원들이 맥을 쓰는데 OSX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리포트를 해야 고쳐줄거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그냥 요점없이 투덜거리는걸로만 보인다.


그리고 밥에 대해. 이게 맛없을 정도면 여태 다닌 행사는 뭘 먹고 다닌건가? 20만원 내고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최고경영자 조찬회 할때 나오는 4만원짜리 조식 먹어봤다면 테이블에 나이프를 꽂지 않을까? 나는 조찬회만 20번 이상 다녔지만 이번 간담회 샌드위치보다 맛있는 밥은 먹어보지 못했다.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나오는 점심 일식 도시락은 맛 없고, 최고 맛있었던건 웨스틴 조선호텔 조식뷔페 ARIA, 그리고 바닷가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던 신라호텔 중식 뷔페 정도였다. 맨날 간담회 가면 쿠키 부스러기나 주던 다음은 저번 모바일 간담회에서 팀비 걷어서 도시락 세트를 마련해주었다. 자기가 그정도 성의를 보인 한 행사에 초대받을 자격이 있었던건지, 그 행사에 가서 뭘 얻어왔는지 생각해보라. 블로그 포스팅 보니 진짜 알맹이 없다.



나는 밥값용 사진이나 공유하고 이만 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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