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폰 화면 만드는데 14일 걸렸단다. [기사링크]
14일이라니, 니미럴 염병할 지랄이라 생각했다. 딱 봐도 비디오 아닌가.
윗대가리 놈들이 요즘 돈될만한 제품이 해외에 출시되고 국내에도 LG가 내놓으니 저거 따라 찍어내라고 밑에 사람들 엄청 굴려댔겠지. 이런걸 보고 졸속개발이라 한다. 근무 환경도 그따위(에어컨 꺼버리고 불 꺼버리고 좁은 사무공간에..)로 만들어놓고 딱 하는 짓거리가 SI업체 굴리는거랑 비슷하지 않나? 2주일동안 UI 만들면 대체 얼마나 날림으로 만들었을지 안봐도 뻔하다. 안봐도 뻔하지만 실제로 결과물이 나왔고, 그 결과물은 버그 투성이에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때 너무나 떨어졌다.
이건 말이다, 직접 14일동안 열심히 만든 직원들 잘못이 아니라 윗놈 잘못이다.
창의 활동을 그냥 거푸집에 물 부어서 얼음 찍어내듯 치부한것이다.
정말 햅틱 개발한 사람들이 불쌍했다.
아이폰은 삼성이 14일동안 만든걸 3년동안 만들었단다. [링크]
졸속 날림이랑 치밀하고 세심하게 만든거랑 결과물이 비교가 될까? 21세기에 지금 7,80년대식 헝그리 정신으로 중무장하고 허리에 로프 묶어 타이어 끌면서 뛰는 격이다. 지금이 무슨 시댄데. 당장 검색창 열어서 '방망이 깎는 노인' 읽어보라. 장인 정신의 실종이고, 제조업 하나만 죽어라 파는 효율 중시의 극단적인 결과물이 삼성이다.
맨날 올블로그에 올라오는 햅틱폰 관련 포스팅들 보면 짜증이 스멀스멀 배어나온다.
온갖 미사여구로 떡칠을 해서 꾸며놓은 그 포스팅들 보면 넘치는 상업성에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또 어찌나 많이 찍어내던지.. 그리고 내가 아이폰을 직접 만져본 상황에서 그 발끝도 못따라오는 햅틱을 저리 꾸며놓은걸 보니 가소롭다. 얼마나 비교되는데. 이건 아무래도 제품은 (상대적으로) 그냥 그런데 마케팅을 엄청 잘하는데서 나오는 심각한 불일치같다. - 사실 그거 쓰던 블로거들도 글 쓰며 짜증났을것이다.
사무실에 직원 한분이 햅틱폰을 사왔다. 근데 공요롭게도 나도 그때 아이팟 터치 중고 제품을 사온 상태였다. 둘이 번갈아 비교를 해봤는데 햅틱폰 산 사람의 표정이 영 좋지가 않다. 그 기분 알 것 같다. 햅틱폰이 아무리 잘 나와도 둘이 비교가 되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품을 산 사람은 기분이 많이 좋지 않을것이다. 그것도 어제 바로 제품을 산 상황에서 더더욱. 내가 죄를 지은게 아닌가 생각했다.
맨날 꺾고 비틀고 돌리기만 하는 애들 장난같은 옆그레이드 휴대폰만 찍어내던 삼성은 심각하게 반성좀 해야한다. 외부 디자인에서나 내부 UI에서나 객관적인 성능에서나.. 총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내가 봤을때는.. 삼성은 집중 자체를 잘 안하는것 같다. 그냥 대량으로 찍어내는거다. 기계 하나 만들어놓고, 거기 카메라 화소 올리고 껍데기 슬쩍 바꿔서 하나 내놓고, 거기 뭐 액정 돌려서 다른 컨셉이라며 하나 내놓고, 슬라이드로 바꿔서 하나 내놓고.. 아주 그냥 줄창 옆그레이드의 향연이다.
200만, 300만, 500만 화소의 폰카가 무슨 소용인가. 고객 우롱이다.
천만 화소 폰카로 사진 찍어봐야 300만화소 구형 DSLR로 찍은 사진의 발끝도 못따라간다. 아니 만드려면 화질을 올리던지 화소 경쟁만 하냔말이야, 이 양심없는 양반들아. 온통 머릿속에는 얄싸한 상업 정신만 틀어박혀서 자존심을 팔아먹은것이다. LG뷰티폰? 니미럴 나는 그놈의 카메라기능 그렇게들 강조하길래 뭐 좀 대단한거 나왔나 했다. 근데 까보니 지가 어디 가나? 폰카 화질이 그러면 그렇지. 이러니까 우리나라 기업에 기대를 안한단 말이다.
우리나라 기업은 효율이랑 마케팅만 따지지, 실질적인 임펙트가 없다. 뭔가 패러다임의 변화라는것들은 대게 외국에서부터 시작되고, 우리나라는 효율과 헝그리정신으로만 무장해서 남이 개척해놓은 시장 따먹기나 하는거다. 대표적으로 모토로라의 레이저. 울트라에디션 6.9mm, 5.9mm.. 계속 얇게 만들다가 나중에는 1mm 이하 초박막으로 만들어서 둘둘 말아 귓구멍에 꽂고 다니라고 해라. 그 삽질 할동안 옆동네에서 아이폰 만드니 이젠 터치폰 만든다고 난리 법석이지? 이번 시즌 지나가면 이제 어느 회사의, 뭘 더 따라할까? 맨날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니고 자존심없이 뭐하는건가. 우리나라 1위 기업이 이모양이니 쪽팔린다. 더 잘할 수 있지 않나?
삼성은 그냥 아이콘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다.
통일된 이미지도 없고, 뭔가 한방에 확 와닿는 임펙트도 없다. 그렇다고 기업이 엄청 존경받는것도 아니고 경영자가 대단한것도 아니다. 그냥 기술만 있는 공장일 뿐이다. MS가 그렇게 욕을 먹어도 빌게이츠는 세계에서 기부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었고, 스티브 발머는 겨드랑이에 땀차도록 뛰어다더라.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그 양반 존재 하나만으로 왼손으로는 폭풍을 오른손으로는 소나기를 내렸다. 그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그리 다양하지도 않고 자주 내놓지도 않았지만, 나올때마다 하나하나가 폭풍을 불러왔다.
삼성은 이제 그만 제조업을 접어라.
문화 산업을 하란말이다. 어디 다나와 가격 비교하듯 가격대 성능비로 비교되는 제품만 찍어내면 문방구에서 2000원짜리 제품이 1500원짜리 제품에 밀리듯 침몰할 뿐이다. 가격대 성능비라는 단어 자체가 파괴되어야한다. 아이팟만 봐라. 외국에서 그게 MP3플레이어라 불리는가? 그건 그냥 아이팟이다. 그냥 아이팟이다. 다른 제품들과 비교 자체가 안된다는 말이다. 지가 아주 MP3플레이어의 대명사를 만들어버렸다. 이제 저들은 뭘 더 시도하려고 하는가? 아이폰으로 휴대폰의 대명사를 만들어버리려고 한다. 거실을 지배하려고 하고, 저들만의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제품들로 시장을 배타적으로 밀어버리고있다.
삼성에는 철학이 없다.
뭔가 새로운 시도도 잘 안보이고, 뒤꽁무니만 따라다니고.. 이래서야 기업의 미래가 안보이는구나.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야하지 않겠나. 시장을 앞장서서 선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전도하고, 다른 회사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나. 구질구질하게 골방에 미술품 사서 재어놓지 말고 진정한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라. 클만큼 크지 않았나.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했던 이윤우씨 상당히 좋게 보고있었는데, 이번에 삼성전자 CEO가 되었으니 어떤게 나오는지 잘 지켜보겠다. 다른 기업도 아니고 삼성이다. 나는 삼성이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만들어 찍어내는걸 예전부터 굉장히 불만스럽게 생각하고있다. 덩치값을 해라.
보아하니 삼성은 최고경영자부터 시작해서 예전부터 디자인에 불만이 많았나보다. [링크]
그리고 실제로 그 불만에 대한 고민과 노력도 많이 했나보다. [링크]
재스퍼 모리슨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영입했으니 슬슬 결과물이 나오고있다. [링크]
디자인이라는건 투자한만큼 결과물이 나오는데 시간이 아주 오래걸린다. 디자이너 자체의 감각도 중요하고, 그런 감을 가지는데는 전반적인 문화 경험이란게 필요하다. 그래서 유학을 보내는거고.. 그리고 무엇보다 감각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디자인이 병맛(요즘 애들말로)이라 말해도 모르지 않나. 애플 디자이너를 당장 영입해도 내부 문화때문에 좋은 디자인 나오기 어려울거다. NC소프트에 영입된 리처드 개리엇이 지금 뭐하는지 아무도 모르는것처럼.
디자인에 대한 투자는 참 좋다.
하지만 정말 이번같은 14일.. 14일같은 치욕스러운 기사는 안나오게 해야하지 않을까?
투입한 맨아워만 봐도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뻔히 보이는데.. 단기간 제품 판매만 보고 사람을 굴리다니..
삼성이라는 초일류기업의 제살 깎아먹는 삽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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