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삼성

화장이 과한 삼성은 겉멋이 빠져야 성공한다.

MIRiyA☆ 2010. 8. 30. 10:19

여태까지 삼성의 여러 제품들을 쓰면서, 그리고 최근에 갤럭시S를 쓰면서 느낀 삼성 제품에 대한 공통점을 추려내서 조금 울분을 토해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아이폰 앱스토어의 비교" 일주일 전에 올렸던 이 글을 먼저 보시고 오면 더 좋습니다.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보니 좋은 말도 많이 듣고, 욕도 많이 먹습니다. 이때 수많은 사람들이 삼성을 향해 외치는 말은 아주 공통적이지요.









"하드웨어는 잘 만들지만 소프트웨어가 다 망쳐먹는다."


이 말은 아주 정말 지긋지긋하게 들었고, 삼성 역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으니 많이 반성하고 개선의 박차를 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애플빠 삼까나 삼성빠 애플까나 둘 다 이 부분은 동의할거에요. 근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건 마치 좋아하는 여자에게 차인 남자가 헬스장가서 열심히 몸 만드는 느낌이에요. 내가 차인 이유는 몸이 왜소해서, 얼굴이 못생겨서, 옷을 못입어서 그렇다고 자체 판단을 한거죠. 그리고 이 사람은 개선을 위해 헬스도 다니고, 성형 수술도 받고, 옷도 사러 다닙니다. 근데 실제로 그가 차인 이유는 몸이 별로라서도 아니요, 얼굴이 그닥이라서도 아닙니다. 실제로 그는 날씬한 몸에 잘생긴 얼굴의 소유자 입니다. 돈도 참 많아 클럽이나 나이트 가면 인기가 있지만, 이상하게도 진실되고 오래갈만한 연애는 하기 힘들다네요. 


이유가 뭘까요. 많은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인 "너는 좋은 친구지만 애인감은 아니야"가 여기 해당됩니다. 그 사람의 매력을 규정하는 요소는 바로 '분위기'입니다. 모여서 밥먹다가 밥상머리에서 여드름을 짜거나, 카페에서 이야기 하다가 배를 벅벅 긁는다거나, 잘 빗고 쫙 빼입고 나와서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야 씨발 어제 홍진호 하는거 봤어? 존나 웃기데 ㅋㅋ"라던가.. 이런 품격 떨어지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분위기, 혹은 이미지가 좋은 사람에겐 마음이 설레지만, 키가 크고 얼굴 잘생겼지만 분위기가 뭔가 이상한 사람은 머리에 든것 없어보이는 찌질이가 됩니다. 진정 인기 있길 바란다면 내면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소프트웨어가 내면 아니겠느냐? 뭐 맞는것 같습니다. 하드웨어는 충분하니 소프트웨어를 가꿔야겠지요. 근데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가꿔야겠습니까? 이 글에서는 삼성의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점을 겉멋, 욕심, 사심의 세가지로 나누어 지적하고자 합니다.





잘하는게 참 많은 삼성


자.. 다시 삼성 이야기로 돌아가봅시다. 사람들이 댓글로 때릴까봐, 아이폰 이야기 꺼내기 겁나지만.. 솔직히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에게 줄줄이 완패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폰대비 장점이라며 내세우는건 화려한 AMOLED 스크린, 높은 CPU속도, 교환 가능한 배터리등의 스펙입니다. "난 걔보다 얼굴이 더 잘생기고 키가 커! 그리고 잘해!" 라고 외치는 격입니다. 이 얼마나 마초적인가요. 분명 잘생기고 몸짱에 키큰건 장점입니다. 하지만 왜 내면의 장점을 내세우지 못하나요. 왜 좋은 성능의 삼성 휴대폰을 "DMB볼때 좋은 폰", "무인코딩이라 동영상 보기 좋은 폰" 정도로만 스스로 옭아매나요? 그거 말고 다른 장점도 많잖아요?


남이랑 비교하고 자랑하기엔 하드웨어적인 스펙이 좋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할때 CPU 클럭이 현존 스펙 최강이라는건 아주 도움이 됩니다. 경쟁사 제품에 비해 차별적인 장점을 내세우기 위해 선명한 Super AMOLED 액정을 달고, 고성능 CPU를 내장하여 겉치장을 하는겁니다. 겉이 좀 심하다는거죠. 삼성의 하드웨어적인 경쟁력은 이미 충분합니다. 성능, 그건 충분히 좋습니다. 이제 그 고성능에 조금만 더 필요한건 '멋스러움과 촌스러움을 구분하는 센스'입니다. 겉멋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환장할만한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삼성 겉멋의 최고봉, 큐브 UI


"휴대전화 3D큐브 열풍은 국내만?" - 디지털 타임즈


전지전능 옴니아2에 적용되었던 큐브 UI를 봅시다. 위 기사를 참조하세요. 전 진짜 "360도 회전하는 큐브를 터치로 돌리면서 3개 축을 활용해 6개 면을 모두 볼 수 있도록 했다"며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 가지는걸 도저히 이해 못하겠습니다. 애플은 저런걸 못해서 아이폰에 안넣었을까요? 걔들이 뽀대 신경쓰며, IBM이랑 맞짱뜨며 제품 만든 역사가 벌써 몇십년인데. 의문은 간단해요. 나는 그냥 음악 하나 듣겠다는데 저 거추장스러운 박스를 왜 휘휘 저어야 하냐구요. 음악 하나 켜는데 저짓을 해야하다니, 이것은 일종의 세레모니, 의식인지.. 보여주기식 '겉멋'의 극치입니다. 삼성은 저게 무진장 불편하고 촌스럽다는걸 인식하지 못했나봅니다.


요즘 삼성 광고에 나오는 말대로 해서 "솔직히 여자친구보다 자주 볼" 휴대폰을 매일 수십번씩 조작하는데 이런 불편한, 보여주기식 겉멋 덩어리를 달아놓으면 어쩌자는 건가요. 센스가 너무 없습니다. 아이폰은 음악 들을라면 바탕화면에서 아이콘 하나 누르면 그만입니다. 독자들은 이렇게 말할수도 있겠습니다. "싫으면 안쓰면 되죠. 어차피 저 기능 아무도 안씁니다." 그럼 어차피 안쓸 기능은 왜 만드나요? 저런거 만들 시간에 다른 기능의 완성도를 올리는 편이 소비자인 우리로선 좋은겁니다. 이런 3D 큐브 UI는 '삼성식 겉멋'의 대표작이었습니다.





촌스러운 삼성을 지적해보자.


촌티의 극치인, 과거의 무서운 유물 '큐브 UI'를 이야기 했으니 현재 상황을 짚어봅시다. 제가 요즘 갤럭시S를 사용하면서 가장 병맛같았던 어플을 꼽자면 기본 '갤러리' 어플을 들겠습니다. 이 어플은 평소에 찍어놓은 사진, 다운받은 사진 등을 열람할때 자주 쓰는 기본 어플입니다. 화면 돌아가는 느낌이 마치 데스크탑용 브라우저 플러그인인 Cooliris를 연상케 하는데, 데스크탑은 그렇다 치고 모바일에서 이게 조작감이 얼마나 끔찍한지 언급하기 힘들정도입니다. 이 어플을 혹시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그분들이 상처받을까봐 약간 걱정되지만, 전 정말 이 어플이 너무 별로였기에 문제점을 적어봅니다.


요건 데스크탑 PC용 Cooliris의 화면. 이건 나름 근사하다.


일단 제가 직접 찍은 실제 구동 모습 동영상을 봅시다. 직접 써보는게 최고지만 블로그의 한계상 제가 표현할 수 있는건 이정도 뿐이라.. 한놈은 아이폰3GS, 한놈은 갤럭시S입니다.


좌 : 아이폰 / 우 : 갤럭시S



쓰잘떼기 없는 기울임 처리

일단 휴대폰을 물리적으로 기울일때마다 쓰잘떼기 없이 화면이 함께 기울어져서 보는데 엄청 피곤합니다. 이게 그냥 사진 휘적휘적 찾다가 약간만 휴대폰이 기울어지면 자꾸 비틀비틀거리는지라 눈이 피로해요. 그리고 스크롤 좌우로 움직이다가 끝에 다달으면 역시 기울임 효과가 발동합니다. 젤리같네요. 마치 니콘 D300S나 캐논 HV20 캠코더의 심각한 젤로 현상을 연상케하는 느낌입니다. 젤로 현상이 뭔지는 아래 짧은 동영상 참조.




갤럭시S가 전체적인 메뉴 동작 양상이 가로 스크롤에 맞춰져 있어 사진 목록들을 가로로 스크롤하게 하는 부분은 아이폰보다 일관성 면에서 낫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울임 효과는 아예 빼는게 좋다 봐요. 아니면 아예 일관성 있게 메뉴와 바탕화면에도 기울임 효과 집어넣어서 욕좀 먹어보던가요. 눈이 얼마나 피로한지 써본 사람만 압니다.



쓰잘떼기 없는 배경 처리

사진을 바둑판식으로 깔아놓고 뒤에 흐림 효과를 왕창 준 배경을 깔아놔서 보는데 상당히 난잡합니다. 사진들을 옆으로 스크롤할 때마다 뒷배경이 자동으로 스르륵 스르륵 변하는데, 이게 아주 정신 사납습니다. 그냥 까만 배경 깔아서 사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면 안될까요? 뭔가 금 브로치 같은걸로 포인트를 주는건 좋지만, 온 몸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걸면 보기 좋지는 않잖아요. 사진 보는 어플에서 가장 중요한건 사진이니 사진을 돋보이게 해야지요. 이게 속도랑 배터리도 상당히 잡아먹을거라 봅니다.



기타 등등

사진 목록에서 좌우 스크롤을 할 때 가장자리에 딱딱 스냅이 되는 기능이 없어서 젤리같이 춤추는 목록 화면에서 피로함을 더합니다. 스냅 없기는 아이폰도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걔는 바탕화면이라도 없잖아요. 폴더별로 사진들을 몇장씩 모아 보여줄때, 폴더 안에 사진이 한장밖에 없을때는 이게 폴더를 열었는지 고장났는지 분간하기 힘들어요. 선택 버튼을 안눌렀는데 삭제 버튼이 보이는 등 UI 구조에서도 엉성함이 넘쳐납니다.


-- 내용 수정 --

위 갤러리 어플은 삼성이 만든게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본 갤러리 앱이랍니다.

하여튼 구글 센스 -_-; 미안해요 삼성, 큐브 UI보고 이걸 보니 왠지 비슷했거든요.


그래도 이상한거 찾으려면 많이 댈 수 있어요. 예전에 동영상 찍어둔 락스크린 올려봅니다. 



해제하려면 화면을 움직이라는데, 제발 다음 나올 기종에선 저거 좀 다른걸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만지는 사람들마다 다들 한번씩 헤매고 넘어가요. 아이폰의 락스크린의 경우, 손가락을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가이드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건 특허가 등록되어 있구요. HTC의 센스 UI의 경우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면 됩니다. 삼성의 락스크린은 너무 어렵습니다. '화면을 움직이세요' 이게 얼마나 난해한지 이해하시나요?






욕심 많은 삼성의 괴작, 'Kies'


지금은 군대에서 탱크를 고치고 있는 유명 블로거 친구 Q군이 몇년 전 제게 어떤 프로그램을 좀 까달라고 부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애니콜 PC manager였죠. 이 친구가 굉장히 성격이 침착하고 너그러운 편인데, 유독 이건 몹시, 몹시 싫어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애니콜 PC manager가 nProtect나 병무청 홈페이지를 능가하는 끔찍한 소프트웨어라더군요. 세상에 어떻게 nProtect를 능가할 수 있을까요.. 과장이 좀 심한듯 하지만.. 병무청도 만만치 않을거고.. 당시 저는 스카이 S130 휴대폰을 쓰고 있었고, 애니콜을 써본 적이 없던지라 부탁에 응해줄 수 없었습니다. 뭐 Q군은 그렇다 치고, 유명 포탈 사이트에 근무하는 K님은 인생 최악의 프로그램 1위로 애니콜 PC manager를 꼽았습니다. 그리고 2위가 이번의 삼성 Kies지요. 참고로 3위는 애플 iTunes였습니다. 이분은 유명하진 않지만 독실한(?) 애플 까에요. 애플까가 애플보다 더 싫어한다면 이거 문제 아니겠어요? 그리고 개발자분들이 많이들 출입하는 OKJSP에서는 '3대 죄악의 프로그램'중 항상 들어가는게 PC manager라더군요. 거참 무섭네요.


세월이 많이 지나 이제 더이상 애니콜 PC manager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새로 나온 Kies가 애니콜 PC manager의 뒤를 잇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마 Yepp의 Emodio도 함께 흡수하여 애플 iTunes 처럼 기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나왔나 봅니다. 여러개 안깔아도 되니 참 좋습니다. 음.. 일단 현재 Kies를 사용해본 사람들의 여론이 어떤지 미투데이 검색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짜증 표출의 수위는 다르지만,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좋은 말은 거의 듣기가 힘들군요. 이번엔 스크린샷과 함께 좀 더 디테일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Kies 켤때 나오는 로고부터 봅시다.




디자인=성의라고 생각합니다. 뒤에 뭔가 스르륵 흐르는건 요즘 유행이니 그렇다 치고, 저 올망졸망한 Kies 로고는 갤럭시S의 시크한 분위기랑 맞지도 않고.. 이걸 귀엽게 봐줘야할지.. 또, 버전 정보랑 밑에 주루룩 글씨들 어떻게 해결해주면 안될까요.. 이건 얼굴이 아니라 뒤통수같아요. 그리고 로딩 화면은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네요. 


이런거 느낌이 강하게 들고..


이거보단 그래도 낫겠네요. 하여튼 구글 센스.


심상찮은 로딩 화면은 본질이 아니라 치고 일단 뚜껑만 열어볼까요?

이 프로그램을 써보고 내린 결론은, 삼성의 이 소프트웨어 담당하는 분은 욕심이 엄청 많다는겁니다.




일단 모양새 자체는 애플 OS X와 Windows를 짬뽕한 느낌입니다. 밑에 쫘악 늘어서있는 dock 아이콘은 OS X의 외관상 가장 큰 특징이거든요. 뭐 제가 여기서 표절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습니다. 오늘 글의 주제인 삼성 제품의 본질을 알아봐야지요.



위는 뭔 창 하나 누를때마다 나오는 페이드 인/아웃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냥 번쩍 뜨면 될것 갖고 저렇게 스르륵 사라지는 효과를 주니 심히 버벅거림이 느껴집니다. 저사양 PC에서, 혹은 다른 프로그램 띄워놓은 상태에서는 얼마나 버벅일지 안봐도 비디오. 이러한 전환 효과가 거의 대부분의 창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혹시나 이런 효과를 끌 수 있는 옵션이 없는지 환경설정을 눌러봤습니다. 암담하게 예상하면 대부분 맞아 떨어지듯, 역시 삼성은 효과 끄는 옵션을 넣지 않았지요. 거의 필수라고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그 대신 삼성은 희한한 옵션을 만들었더라구요. 굉장히 멋진 이 옵션을 한번 보시죠.




스테이지 옵션은, 뒷배경의 글씨색과 배경색, 배경 사진 등을 바꾸기 위해 넣은 기능입니다. 마치 자기가 진짜 윈도우같은 운영체제인양, 온갖걸 다 조절할 수 있게 해놨네요.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이런 해괴한 색상 매치도 가능합니다. 뭐.. 상관 없겠죠. 3D 전환 효과는 끌 수 없어도 자유와 개방은 무조건 중요하니까요. 선택의 자유가 그렇게 중요할까요? 저렇게 필요 이상의 자유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네이트온이나 MSN처럼 색깔 세트나, 미리 만들어놓은 테마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게 낫죠. 아니면 애플처럼 생각할 필요 없이 아예 없애버리던가요. 전 그게 낫다 생각합니다. 내가 맨날 Kies에 이쁜 여자 사진 띄워놓고 일하는것도 아니고, 휴대폰에 음악 넣고 동영상 넣을라고 간간히 켜는건데 너무 잔기능이 많네요. 마치 고시원에 샹들리에 걸어놓은 느낌입니다.




콘텐츠 매니저에서 그림을 크게 볼라고 더블 클릭을 하면, 허접스러운 전용 이미지 뷰어가 하나 뜹니다. 이미지 뷰어 같은건 그냥 사용자 컴퓨터에 깔려있는 알씨나 이런거 띄워주면 될걸, 굳이 왜 새로 만드나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크게 볼려면 이미지 뷰어 창을 마우스로 당겨서 쭈욱 늘리고, 잘 보이지도 않는 확대 버튼을 여러번 연타해야합니다. 참고로 확대 버튼 한번 누를때마다 크기가 15%씩 커집니다. 걍 알씨같은거 띄웠으면 한방에 전체화면으로 보이고, 큰 그림은 알아서 축소해줄겁니다. 근데 Kies에서는 일일히 그 옵션을 위에서 찾아다 눌러야합니다. 그 폴더내 다른 그림 볼라면 알씨에선 휠 좀 굴리면 되지만, Kies는 그 이미지 뷰어를 닫고 다른 사진을 찾아서 일일히 눌러줘야 합니다. 뷰어가 열리고 닫힐때마다 그 로코코스러운 3D 전환 효과가 쉭쉭 나타나고, 마구 버벅거리는거죠. 삼성이 요즘 잘 만들고 있는 SSD를 달면 좀 빨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뮤직 플레이어를 띄워봤는데, 이놈은 콘텐츠 매니저랑 연동이 안되네요. 분명 저는 콘텐츠 매니저에다가 제 my music 폴더를 통채로 연결해놨는데, 아래 아이콘 중 뮤직 플레이어 클릭해서 열면 PC 파일을 따로 열라잖아요. 아주 웃기는 노릇입니다. 콘텐츠 매니저에서 음악 듣다가 뮤직플레이어 열면 역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여기서 음악 재생하면 둘이 같이 겹쳐서 나오진 않아서 다행일 정도네요. 뭐 이정도는 양호한가요? 그럼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검색기능 한번 써보겠습니다.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자면.. Kies의 콘텐츠 매니저를 이용해 음악을 듣다가, King Ring이라는 음악을 검색하여 듣기 위해 클릭을 했더니 검색 이전의 전체 목록으로 휙 나가버리는 황당한 장면을 찍은겁니다. 검색을 했으면 응당 검색 결과물로 음악을 듣던 삭제를 하던 뭔가 할 수 있어야하는데, 검색 결과를 클릭만 했다 하면 튕겨버리니 검색은 약올리려고 만든 느낌이죠. 


더 쓰다보면 이 글의 주제가 Kies 까기가 될것 같아 이정도로 멈춥니다. 이건 생긴것만 가상 머신이 아니라 아예 윈도우 자체에서 Kies라는 운영체제를 돌리려고 만든것 같아요. Windows용 아이튠즈 뺨칠 정도로 느리고 무거운데다가, 이미지 뷰어 같은것까지 자기걸 만들어 넣으니 얼마나 큰 욕심인가요. 그러면서도 환경설정에 3D 효과 끄는건 없고, 바탕화면 색깔이랑 글씨색 바꾸는 옵션만 있군요. 혹시 삼성은 이런 Kies를 거대하게 발전시켜 미래에 구글의 Chrome OS와 경쟁하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의 사심이 가득 담긴 화면


이번에는 삼성식 촌스러움과 겉멋이 녹아나 있는 외부 GUI 아이콘들을 아이폰과 비교해봅시다.


위 사진은 각각 갤럭시S와 아이폰3GS의 언론 배포용 사진입니다. 갤럭시S 쪽이 아이폰을 좀 닮긴 했지만, 나름 고급스럽고 실용적이고 알차보입니다. 하지만 위는 PC로 보는 이미지고, 실제로 만져보면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갤럭시S의 Super AMOLED 스크린의 채도가 명암비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죠. 실제에 보다 가까운 아래 사진을 봅시다.



위 이미지는 제가 실제로 갤럭시 S와 아이폰 3GS를 손에 쥐고 포토샵 ACR에서 컨트라스트와 개별 색상(Hue)과채도(Saturation)를 조절하여 적당히 실제 느낌과 비슷하게 만든 모습입니다. 갤럭시S의 아이콘들은 원색을 많이 사용하고 채도가 아주 높아요. 그래서 화려해보입니다. 이게 아이폰이랑 느낌이 별 차이가 없다면 다음 화면을 봅시다. 확 와닿을거에요. 아래 이미지는 갤럭시S 보도 사진에서 실제로 갤럭시S의 색감과 유사하게 튜닝한겁니다. 손에 들고 있는 갤럭시S와 비교하면 정말 유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삼성은 Super AMOLED에 모바일 디스플레이 산업부의 미래를 걸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전세계 AMOLED 시장 점유율 99%를 독점하고 있으며, 이번 2분기에만 875만대를 팔아치웠습니다. 그러면서 한정된 공급이 치솟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이 심각합니다. 실제로 이거 때매 HTC는 디자이어와 넥서스원의 디스플레이를 AMOLED에서 일반 LCD로 바꿔버리는 사태까지 일어날 정도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이러한 엄청난 먹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2조 5000억원을 투자하여 내년까지 충남 아산 탕정에 한달 3000만대의 AMOLED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축하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나요? 2조 5000억이면 제 연봉의 100만배네요. 


이렇게 투자를 많이 한 삼성의 입장에서 갤럭시S의 화면으로 사용된 Super AMOLED의 화질이 아주 끝내준다는 점을 엄청 어필하고 싶었을겁니다. 그 결과 나온게 위와 같이 빨-노-초-파 무지개색 찬란하고 선명하게 원색을 강조하는 기본 배경화면입니다. 위에 튤립의 빨간색이랑 네이트/티스토어의 빨간색이 섞여서 눈이 아프죠? 전화와 마켓의 녹색, 메시지 아이콘의 노란색, "빠질 수 없다!" 파란색의 메인 메뉴. 색색이 영롱한게 무슨 후뢰시맨 같네요. 맨날 볼 얼굴인데 기본 세팅 자체가 너무 화려하죠. 이래서 제가 삼성은 화장이 강하고 촌스럽다고 이야기하는거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촌스럽고 화려한 이유는 AMOLED에 대한 삼성의 사심이 녹아들어 정작 사용자들을 생각하지 못한 탓입니다. 맨날 쓸 휴대폰인데 이렇게 무지개색 찬란한 배경화면이라니.. 아이콘이 눈에 안띌 지경이죠.


삼성의 문제는 아래 3줄로 요약됩니다.


삼성의 겉멋이 담긴 큐브UI

삼성의 욕심이 담긴 Kies 프로그램

삼성의 사심이 담긴 AMOLED 액정


삼성은 심미적인 디자인 감각이 부족하면서 무리하게 겉멋을 추구해 촌스러워지고, 동시에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많아 완성도와 편의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상업적인 사심을 GUI에 투사하여 제품의 전체적인 질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진정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일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도 사용자, 둘째도 사용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삼성 정도 규모라면, 잘만든 제품은 티내지 않아도 의레 인정받기 마련입니다. 사용 편의성을 해쳐가며 무리하게 개발한 부가 기능들은 보도 자료에나 몇줄 장식용으로 쓰일 뿐, 실제로 고객들이 사용할때는 불만으로 돌아옵니다. 


삼성이 UI와 디자인 관련 인력을 엄청나게 많이 뽑아갔다고 하는데, 다음 작에서 제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왔으면 합니다. 분명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 시대 최고의 인력들일텐데, 어째 초일류 회사에 들어가면 뭉쳐서 내놓는 결과물들이 저런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내부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아마 의사 결정 과정에 있는 높으신 분들이 그들만의 잣대로 이것도 추가해라, 이것도 되게 해라, 장식좀 더 해서 그럴싸하게 보여라.. 이렇게 주문했기에 배가 산으로 가고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맨날 먹을 밥에는 다시다와 미원은 커녕, 소금과 설탕도 넣지 않는 법입니다. 


조미료 없이 매일 먹을 수 있는, 밥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ps. Super AMOLED는 디스플레이 자체가 화려하고 색재현률이 높지만, 캘리브레이션 해보면 색 정확도는 떨어집니다. 색이 과장되어 보인다는거죠. 왜 삼성 이외의 카메라 회사들이 AMOLED를 잘 탑재하지 않을까요? 후면 액정으로 보이는 사진의 색감이 실제보다 과장되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점 유념하여 색이 왜곡되어 보이지 않도록 컬러 프로파일좀 제대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TV쪽 색감은 표준대로 잘 맞추면서 얘는 왜 이러나요.


ps2. 제 연봉을 계산하기 위해 100만으로 나누신분은 댓글로 자수하고 반성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