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특유의 그 ‘없어보이는 디자인’은 반대한다. 미투데이나 오픈마루쪽 서비스의 경우 심플하면서도 참 예쁜 디자인이지만, 구글 서비스들의 한글화 버전은 정말 저질이다. 얼마나 저질이냐면, 가끔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중국발 전화사기에서나 들릴법한 어눌한 연변 사투리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구글 이미지검색 아래에 보이는 "가장 큰 규모의 웹 이미지 검색입니다." 이걸 보고 드는 생각이 있는가? 뭔가 어눌해보이고 우리나라 정서와는 안맞다고 생각되지 않나. 이유는 구글이 구글 영문 버전을 그대로 한글버전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아래의 구글 영문판이랑 비교해보자.
저 허접스러운 굴림체랑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영문 폰트와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썰렁하긴 매한가지지만 검색 버튼 옆에 귀엽게 두줄 높이 맞추어 정돈된 Advanced Image Search와 Preferences 글씨 봐라. 근데 한국 페이지는 엉뚱하게 저기 ‘이미지 검색 도움말’을 집어넣어 3줄을 만들어서 디자인을 깨먹었다.
위는 구글 중국의 이미지검색 페이지다. 엠보싱 처리된 한자가 구글 로고의 스타일과 싱크로가 잘 맞아떨어진다. 다만 이 친구들도 3줄 넣었다. 다시 한국 버전 보자.
저놈의 굴림체로 만든 이미지 검색 부분은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텍스트가 선택이 된다. 최소한 로고 정도는 따로 만들어줘야 정상 아닌가? 저거 더 만든다고 트래픽 문제가 발생하나? 이건 성의와 예의의 문제다. 이런건 37signals 메인 페이지 등의 근사한 타이포에나 어울리지 굴림체는 참..
여기 써놓은 “Work Well. Over 1 million people and businesses use our web-based applications to get things done the simple way”는 그럴싸해보이고, “가장 큰 규모의 웹 이미지 검색입니다.” 그다지 그럴싸해보이지 않는다. 타이포도 그냥 큼직한 굴림체로 내던져놨을 뿐이고, 적어놓은 수사들도 썩 아름답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대체 어디서 가장 큰데?
구글 재팬의 페이지다. 꽤 성의있게 구성이 되어있다. 검색창을 블루톤으로 슬쩍 치장한게 보인다.
구글 한국의 메인 페이지는 디자인적으로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성의를 기한 흔적이 보인다.구글 본사의 스타일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최대한 현지화시킨 모습이다. 고급검색 | 환경설정 | 언어도구 부분 배치도 튀지않게 무난하다. 아래의 색색으로 깔린 동그란 아이콘에는 에니메이션이 적용되어있는데, 놀랍게도 Animated GIF가 아니라 고정된 그림 한장으로 7개의 아이콘을 모두 표현하였다. 나름 기술 자랑. I’m Feeling Lucky는 왜 번역 안했는지 의문. 그리고 검색창 위에 깔린 웹문서, 이미지 등의 버튼이 좌측으로 치우쳐진 느낌이 든다. 우측의 더보기 링크에도 공간을 균일하게 할당했기 때문인데, 이 경우 더보기 같이 아이콘 없이 링크만 있는 애들은 우측으로 치우쳐지도록 배치하는게 옳다.
구글 리더의 "최고 추천"(Top Recommendation)이런 촌스러운 문장은, 디테일하게 따지고 보면 전혀 현지화되어있지 않은듯 하다. 웬만한 한국 서비스들중에 이렇게 휑하게 써놓은건 본적이 없다. 네이밍이 뭐 이렇게 유치해? 가슴에 손을 얹고 기획자들, 생각해보라. 저런 이상한 네이밍.. 자기 서비스에 붙이는걸 허용할것인가? 이건 마치.. 어디 외국인이 만든 자작 프로그램을 사전찾아서 직접 한글화한 것 같다. 그냥 단어만 옮겼지 재량이 들어간게 보여야 말이다.
구글리더의 로고에서 보이는 이상하게 일그러진 한글 타이포, 피카사 웹엘범 로고는 무슨 .. 클리어타입 안쓴 맑은고딕같이 흐리멍텅하게 보인다. 정말 메이저 회사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감각이다. 아예 신경을 안쓰는듯.
그리고 구글 이야기하다가 마이스페이스 코리아의 디자인 한번 보자. 이것도 황당하니..
http://vids.myspace.com/index.cfm?fuseaction=vids.channel&ChannelID=353013934
석찬님 블로그에서 본건데, 작은 폰트에서 한글이 뭉개져 가독성 바닥나는걸 그대로 방치해놨다던가, '런타임'같은 개발자스러운 정제되지 않은 한글화, '�'같이 개인 모독적인 단어의 유래를 모르고 사용한 경우는 황당하다. 그리고 아래의 구독자나 '##의 비디오', '시청자'같은 부분은 레이아웃이 참 어수선하다. 썸네일에 흐리멍텅하게 border 넣은게 영락없는 유튜브삘. 항목마다 연하게 박스라도 치지. 최하단의 회사소개 등의 부분은 제일 어이없는 부분.. 저 엄청난 글씨크기는 뭐야?; 소스 깨졌나?
자 이제 오늘의 백미인 구글 어스를 한번 뜯어보자.
구글 어스 켠다음 첫 화면이다.
뭐지 정말 이 얼라스틱 한 디자인은?? 글씨체가 대체 저게 뭐야. 나는 심지어 내 컴퓨터의 폰트가 맛이 갔나 의심까지 했다. 폰트는 상당히 많이 깔아서 잘 정리해놓은 편이고, 다른 어플들은 잘만 나온다. 일단 정상적인 어플리케이션이 저런 괴상한 폰트를 띄운다는거 자체가 엽기. 이건 뭐 디자인에 상식이 통하지 않는건가. 저런 대책없는 디자인은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이론 설명자체가 필요 없다. 그 멋진 구글어스가 한국으로 넘어오니 갑자기 왜 저렇게 이상하게 변해버린건가? 쉬이익 돌아가며 확대되는 근사한 지구의 모습과 저 허접스러운 폰트가 완전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저건 뭐 펌웨어 해킹한건가?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웹 서핑 좀 하다가 건진 위 사진에서도 폰트가 구질구질하다. 이건 개편 이전 버전 같은데, 이때도 역시 폰트가 막장이었구나.
하지만 압권 중 압권은 단연 이거.
이건 구글 어스의 초기 로딩화면이다.
보고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나는 머릿속에 이런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막장이다……”
어스가 뭐냐 어스가.. 어디 접지라도 할 일 있나? 차라리 그냥 구글 메인 로고처럼 Earth라고 영어로 쓰는 것이 훨씬 낫겠다. 이게 회사에 제대로 된 디자이너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디자이너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인가? 디자이너가 있다면 자기 자존심을 걸고 이따위의 화면이 들어가는걸 막았을 것이다. 대체 얼마나 한국 시장을, 한국 유저들의 눈을 만만하게, 우습게 보면 이런 식의 로고 디자인을 갖다 뿌릴 수 있나? 나름대로 어스라는 글씨에 그라데이션까지 넣었는데, 혼란스럽다. 저 사람 포토샵은 깔려있나봐..
눈 씻는 게 좋겠다. 구글은 한국 시장에 별 생각 없나보다. 최소한 성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이따위의 저질 디자인, 사무실에 풍선 띄울 시간에 로고 작업 좀 더 하면 좋지 아니한가? 정말 중간이라도 가면 안되나? 구글이라는 초거대 공룡 회사가 이거 무슨 시덥지않은 초등학교 동창회 홈페이지만도 못한 디자인의 어플리케이션을 내놨으니 이건 세계적인 공해다. 예술에 대한 모독, 디자인에 대한 천대다.
음식 사진 한 장 예쁘게 찍기 위해 우유 대신 본드를 붓고 커피 대신 간장을 푸는 장인들의 피나는 프로정신을 발바닥만큼이라도 배워봐라. 미니멀리즘을 논하려면 애플을 보지 구글 한국을 보지 말라. 예쁜 디자인과 뛰어난 사용성을 논하려거든 네이버를 보지 구글 한국을 보지 말라. 구글 한국의 디자인 센스는 최악이다. 이렇게 성의 안보일라면 그냥 대학생 논문용 버티컬 검색엔진으로 최적화하고 버로우 타라. 세계 최강 공룡기업 구글이랍시고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으면서 이게 뭐냐?
알려달라.
저 그라데이션 들어간 촌티 좔좔 흐르는 소세지 같은 굴림체에서 어떤 대단한 철학을 느낄 수 있는가? 미니멀리즘? 극강의 사용성? 아.. 혹시 여백의 미?? “새 한마리만 그려 넣으면 남은 여백 모두가 하늘이어라” 2924byte짜리 이미지 2433byte로 줄이고는 로딩속도 빨라진다고 하악하악거리는 스타일이면 가라. 이것도 내 취향 문제인가?
Ps. 이 글에서 겉껍데기 말고 성능을 보라는 어이없는 댓글은 안봤으면 좋겠다.
니 혼자 시커먼 콘솔창 들여다보고 살아라. 이용자가 죄다 공돌이에 개발자 스타일이냐고.
껍데기 안따지고 성능만 따지려면 죄다 기계어나 어셈으로 코딩하지 그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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