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구글

얼간이같은 구글 리더

MIRiyA☆ 2007. 1. 3. 08:39
여태 블로그의 내장 구독기와 구글 리더를 통해 구독하던 480여개의 활성 피드들을 모두 구글로 통합했다.

주요 원인은 다음 블로그에 달려있는 내장 구독기가 그냥 제목만 딸랑 보이는 간이 구독기라 내 욕구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드마다 하루에 한개 이상 글을 올려대는데 금방 지나가버리니 이거 어쩌겠는가.


통합을 하며 나는 구글 리더의 빈약하고 멍청하기 그지없는 바보같은 기능을 욕하고, 또 욕했다.
나는 '구글스럽다'라는 이미지 자체를 거부한다.

-촌티나는 디자인 하며 색감, 한글 폰트는 기본 글꼴만 제공.
  특히 구글 랩스, 그 유치한 블릿들, 빨, 노, 초, 파 원색 동그라미 블릿의 향연!
  나모웹에디터 내장 클립아트로 만들었나?

-라이틀리에서 구글 닥스로 변했을때의 그 난감한 화면 구성, 아래의 노랗게 형광 강조된 스펠링체크라니!
  완전 센스 없잖아, 좋은 기능 강조할 방법이 그런 극단적인것 하나만 있는것도 아니잖아.

-개인화 페이지의 널럴한 화면 배치, 무성의인가 센스가 없는건가?
   Ajax만 붙여노면 리치한 인터페이스의 샘플이라 그냥 용서가 되나?
   개인화 페이지의 구글 캘린더는 꼭 PPT 한장에 여럿 인쇄 옵션으로 뽑다가 종이낭비한것 같은데?

-폭소노미에 환장을 했는지 태그 정렬 기능만 딸랑 갖다놓은 구글 리더, 그 잘나신 검색은 어디갔나?
  그나마도 태그 수정은 겁나게 불편하지. 사실상 폴더인데 태그라고 이름만 붙여놨네.
  친구인 Gmail은 검색도 잘만 되는구만? 넌 구글 맞냐? labs면 용서가 되냐?

+캘린더나 리더, 지메일의 내부 배치나 통일된 색감은 흠잡지 않겠다.
  최소한 MS의 글로벌 표준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
  (다음 카페와 MSN알림 연동 페이지의 그 느낌은 도저히 잊을 수 없다.
   난 가운데에 거대한 다음 로고가 붙은 MS 글로벌 표준 페이지를 보고 피싱용 불법 페이지인줄 알았다.
   다행히 현재는 MSN 라이브로 통일되면서 예전의 흉물스러운 모습은 약간 사라졌다.)


Web2.0스러운 디자인이라면 37signals의 캠프파이어 정도나 들 수 있겠다.
그들의 치밀한 동선 설계나 정갈한 배치는 참 마음에 든다.
제발 구글의 초 구린 디자인을 '심플'이라는 한마디로 긍정적으로 포장하지 말자.
그들은 그냥 복고에 촌스러울 뿐이다.
야후 툴바 이미지나 뜯어다가 슥슥 문지르고 올렸다가 딱 적발된 사례도 있지 않은가?

그들의 스케일이나 기술력, 철학 같은건 다 뒤로 집어 치우고라도 저 무성의한 디자인은 용서가 안된다.


오늘 내가 아침부터 분노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구글 리더의 얼간이같은 태깅 시스템이다.
구글 리더의 구독 목록 화면에서 구독 리스트를 폴더에 넣어서 정리할 수가 있다.
근데 문제가, 구독 화면 피드 세팅에서는 폴더라고 부르고 설정 화면에서는 태그라고 부른다.
니들 아마추어냐? 어차피 태그로 넣을거면 끝까지 태그로 부르던가.

그놈의 태그도 어차피 폴더처럼 쓸거면서 이건 폭소노미 개념에 대한 고집인가,
폴더 이름 정하는데 뭐가 그렇게 까탈스러워, 한글 못넣어, 특수문자 못넣어, 공백 못넣어, 대문자 안돼..
web20 폴더를 web2_foreign 폴더로 바꾸는데 백수십개 피드를 일일히 다~ 찍어서 바꿔야돼,
한번 지정한 폴더 이름은 수정이 안돼서 다 지우고 다시 써야돼, 이게 대체 누구 편하게 쓰라고 만들어놓은거야? 공업용, 군용 서비스인가?
우리나라 포탈 같았으면 하나하나 도저히 용납이 안될 기능 불편이다.
Web2.0 따라가며 태깅이니 셰어니 이런데 신경쓰기보다 지금 불편한걸 고쳐라!
Web8.0 개념이 들어가도 나는 폴더 이름 하나 쉽게 못바꾸는 멍청한 서비스는 사절한다.

37signals 봐라, 캠프파이어만 해도 내 마우스 포인터 아래에 딱 좋은 버튼을 알아서 갖다놓는다.
어느 기능에서건 막힘이 없다. 물 흐르듯 줄줄 흘러갈 수 있다.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동선 설계 앞에서 큼직한 한글 폰트에 대한 불만은 쏙 사라진다.
딱 적당한 선에서 끊어줘서 유료 결제로 이끌어간다.

내가 장담하는데 이 꼴 그대로 구글이 우리나라 들어오면 쪽도 못쓴다.
우리나라 얼리어답터나 하이엔드 유저는 이미 구글 서비스를 알아서들 만족하며 잘 쓰고있고,
국내 진출하면 뭐 더 나아질게 있으려나? 애드센스 수표 받기는 쉬워지겠다.
외국 유저들은 어찌어찌 구글에 적응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우리나라의 헐렁한 대다수의 저변을 노리기에는 이건 좀 아니다 싶다.
그들은 이미 화려하고 감각적인 우리식 웹에 익숙해져있다.

내 눈이 높은걸까, 미국놈들 눈이 낮은걸까?
난 참 더럽게 불편한 포럼 툴(예를 들어 news white, 우리나라 사이트의 경우 www.kodef.net)로 사이트 꾸역꾸역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조곤조곤 토론하는 모습 보면 신기하다. 외국 피드들 읽으면서 그들이 발전상과 판이한 웹 문화가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명백히 구리고 무딘 부분도 구글이라는 이유로 덮어놓고 '와 열라 심플해요 역시 구글'이라며 칭송한다면 대략난감.

이런 물건을 그저 [1. 피드 갯수 무제한, 2. 웹 RSS리더, 3. 무한 스크롤, 4. 빠른속도, 5. 피드당 무제한  누적 포스팅] 이런 이유때문에 바꾸지 못하고 써야하니 안습이다. 기능 자체는 좋은데 말이지..

심플 다 좋다. 단지 심플이랑 헐렁함이랑은 구분해주자.
구글, 니들 디자인이 힙합이냐? 신경좀 쓰지..
니들의 only 기계적인 치우침은 언젠가 제법 욕보게 될것같다.
구글 리더 잘 쓰다가 이게 뭐니 ㅉㅉ
서비스 대상은 인간이다. 어휴 딱딱한것들..


ps.
내 주관적인 생각이니 남이 공감 하던 말던 상관 없는데, 익명으로 댓글 남기지 말자.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개발자 출신중에는 구글의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많더라. 이건 취향의 문제니..
나도 어릴적에는 이 세상 색깔이 수퍼 지구색연필의 12가지 색만 있는줄 알았다.
알고보니 RED도 한가지 색만 있는게 아니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