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강연을 듣고 술자리에서 미디어다음쪽 ㄱㅌㅎ님, ㄱㅈㅅ님과 열띤 토론을 하였다.
나는 포탈 기사의 꼬릿말에 각종 싸움이 난무하고, 온갖 광고가 페이지를 더럽힌다고 했는데,
미디어다음쪽에서는 웬만해서는 아이디 차단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가 주로 충격 받았던건 아래의 네가지다.
"켐페인이 먹히던 시절은 갔습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 ~~ 합시다!!'라고 소리쳐봐야 누가 귀담아 듣나요?"
"포탈이 꼭 선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철벽같은 물샐틈 없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 시스템보다는 개구멍이 있는 시스템이 좋습니다."
"와레즈요? 프루나요? 이용하는 사람 몇 퍼센트도 채 안됩니다."
필자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속칭 '예의 지키기 켐페인', '멀티 메너 지키기 켐페인'등을 벌여왔는데, 점점 초글링화 되어가는 카페 게시판과 핵과 욕이 난무하는 멀티플레이에 대해 어느정도 제제를 하고자 이런걸 사용해왔다.
헌데 여기에 대한 정면부정.. 그렇다. 하긴 맞긴 맞다.
누가 내 켐페인을 귀담아 듣나?
카페 안에서야 나의 超권력을 이용해 리플에 욕달고 서로 싸우는 놈들은 무한강퇴 시켜버리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내 권력이 미치지 않는 멀티플레이 안에서는 내 욕을 할 것이고, 여전히 외국 서버에 들어가 아이디에 [JPN]을 붙이고는 일본인을 가장해 "yankee fuck you"를 남발할 것이다. 그리고 평화로운 서버에 쳐들어가 섭폭을 하거나 미니건을 들고 유저들을 닥치는데로 쓸어버릴 것이다.
카페 규모가 너무 커지다 보니 역시 켐페인 따위는 먹히지 않는게 사실이다.
일부 소규모 친목 위주 카페에서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너 없는 개 쓰레기 카페"라면서 험담 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욕을 먹으면 안되는 것인가? 거대 포털이나 거대 카페나 욕을 먹는건 동일한것 같다.
욕을 먹는건 당연한 것인가? 누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있는 것인가?
포털의 관리 인력이나, 카페의 운영자나..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까지 제제해야 하는가?
여태 나는 카페에 빠릿빠릿한 관리와 규율 확립을 위주로 전체주의 내지는 강압적인 통제를 해왔다. 99.9%의, 다른 수십만의 회원의 쾌적함을 위해 나머지 문제를 일으키는 0.1%는 과감히 배제한다는 것이 내 카페 운영의 근간이다. 운영자에게 쌍욕을 해도 안된다.
다음이나 네이버같은 포털이 자기네 포털 욕한다고 유저를 강퇴하는가? 그건 아니다.
강퇴는 커녕 안티성 유저에게 약간의 불이익을 준것 만으로도 유저들은 다른곳에서 반 포털 세력을 키워나간다.
통제가 먹히는 세상은 끝난 것이다. 내 카페에서 아무리 강퇴해도 그들은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서 다시 가입한다. 심지어는 아이피 차단 툴을 장착해서 그들을 막으려고 노력해도 그들은 프록시 서버로 들어오거나 다른 개구멍으로 들어온다. 프록시서버까지 모조리 막아도 마찬가지다.
나 한명, 운영자 다섯명이 카페 70만 회원들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70만 명이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는지, 무슨 글을 쓰는지, 무슨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는지, 한명도 제대로 체크할 수가 없다.
나는 운영자의 한계를 알기에 운영 권한의 일부를 다른 회원에게 넘겼다.
어떻게? 바로 켐페인을 이용해서. 켐페인이라 함은 곧 운영자의 뜻이 된다. 카페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선한 회원들은 운영자의 뜻을 알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눈앞에서 그에 반하는 행동이 벌어질 경우 나대신 나서서 쓴소리를 해준다.
이렇게 피라미드적으로 관리를 하는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내 카페가 선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카페가 선하지 못하면 외부에 안티 세력을 낳을 것이다. 카페의 선함과 악함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작게, 핵심적으로는 운영자의 의지이며, 크게는 주요 회원의 의지이다.
권력에 든든한 지지 기반을 둔 운영자가 나서서 악함을 추구하면 카페는 악해진다.
대항하는 자들은 누구든지 강퇴하면 된다. 카페가 나서서 멀티핵을 뿌려서 외국 서버에서 찌지리짓을 하는걸 방조할 수도 있고, 카페 전체에 욕을 허용하고, 타 카페를 공격하는걸 취미삼을수도 있다. 회원들은 무한한 자유와 통제되지 않은 폭력에 열광할것이며, 일부 회원은 어느정도 운영자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다가 서서히 사라져 갈것이다.
카페가 선하거나 악하거나 수많은 사람이 출입하기에 안티는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악한 카페라면 그나마도 안티가 굉장히 늘어나겠지.
운영자가 카페에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럴 경우 카페의 규율은 활발히 활동하는 몇몇 회원에 의해 결정된다. 그들이 카페에서 욕하고 싸우면 그게 카페의 대세요,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위에서 직원들이 말한 "포털이 꼭 선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를 다시 생각해보자.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몇천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쌓인 경험의 소산이리라.
그들의 관리 사이즈인 3700만명에 비교해 봤을 때 내 카페의 규모인 70만명은 그야말로 한줌일것이다. 1/52 정도 되는군. 내 카페는 게임카페인지라 청소년들이, 그것도 남자들이 대부분인지라 매우 일괄적인 형태를 취할 수가 있다. 하지만 다음 이용객 3700만명은 마우스 클릭을 할 수 있는 모든 연령대, 남녀 노소.. 심지어 외국인까지 포함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어차피 순환되기 마련이니 강압적으로 관리를 안해도 안에서 난리부리는 사람들은 제풀에 지쳐 돌아갈 것이고, 다양한 세상이라 여러가지 반응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의도적인 개입은 역으로 세상의 다양성에 반하는 행동일 수 있으리라..
(아 뭐 그래서 요즘 엄마 아빠가 애들 교육을 잘 시켜야돼!!)
카페와 포털은 동일한 점이 매우 많지만, 차이점은 위와 같은 것이다. 규모가 다르며, 무엇보다 샘플의 층이 매우 두텁다는것. 내 카페는 편협할 수 밖에 없고, 온갖 거친 남자 놈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니 관리하기는 더욱 더 어렵겠다. 선악의 구분은 어느정도 선에서 그어놓고 그 아래에서는 어느정도 허용하되, 그 위를 넘어서는자들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
내가 "제발 디씨 수겔처럼은 안되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자, 그들은
"푸하하하하!! 제가 약속 하겠습니다. 절대 그렇게는 안됩니다." 라면서 악수.
내가 너무 천진난만했던가.. 역시 공부와 생각이 더 필요하다.
최전선 실무자들과 대화해 보면 내 밑천이 쭈우욱 드러난다.
하지만, 난 일단 포털에서 악플다는 인간들이 자라나고 양성하고 서로 융합하고 배우는건 맘에 안든다. 내 카페면 더 그렇고. 버릇없는 인간들이 어떤 제제도 안받고 자라난다면 나중에 분명 뭔가 문제가 될 것이다. 버릇없는 꼬마들을 대표하는 명사인 초딩이 저물고, 이제 중딩의 시대가 온 것 처럼.. 이들이 자라나 고딩이 되면 고딩이 비하 단어가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이들이 성인이 되서도 이런다면? 성인이 되어서 철이 들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과 동일한 교육 과정과 생활 환경을 거친것이 아니다. 자라나면서부터 인터넷에 쨍하게 노출된 그들..
과연 그들이 자라나 만들게 될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ps. 카페 관리에 대해..
천명도 안되는 다음 직원들이지만 계산이 편리하게 천명으로 놓자.
다음 이용자 수는 3700만명이다. 한사람이 3만 7천명을 관리하는 셈이다.
직원이 500명이라고 쳐도 한사람이 7만 4천명을 관리하는 셈.
내 카페는? 70만명의 회원에 나를 포함한 다섯명이 관리하고있다.
한사람이 14만명을 관리하는 셈이다. 이거 단순 비교만 해봐도 장난 아니다.
나같은 경우 일종의 R/D(?)에 종사중이라 관리가 여의치 않고,
그나마 있는 다른 운영자들도 학생이라 시간이 없다. 일단 관리 인력을 늘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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