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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캐논동 웨딩 프로 사건

MIRiyA☆ 2011. 3. 17. 02:18

SLR클럽 캐논동에서 난리가 났다.[원문 링크]

예전에 있었던 캐논동 150만원 사건과 같은, 예의 그 시나리오다. 


결혼식을 했다 → 메인 기사놈이 준 사진이 수준 미달이다 → 게시판에 올린다 → 공분한다


사진 한번 보자.










대략 사진들의 EXIF 정보를 보면, ISO 감도가 800 고정, 셔터속도가 1/80초로 고정되어있고, 조리개값이 f/3.2, f/5.6, f/7.1, f/10등으로 제멋대로다. 유추해보자면 셔터우선 Tv 모드로 놓고 플래시 풀발광 펑펑 때린것 같다. 플래시 쓰면서 ISO를 800까지 쳐올린것도 그렇고, 셔터우선이랍시고 1/125초도 아닌 1/80초에 걸친것도 그렇고, 온 사진 수평이 다 안맞은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노출이 아주 신나게 오버된것도 그렇다. 거기에 첫번째 사진의 부실한 구도로 인해 잡광 들어가서 사진이 개판 된것도 그렇고.. 그냥 한가지만 흠잡아도 B급은 커녕 C급 사진인데, 이건 뭐 거의 모든 사진이 충공깽이다. 아주 사진의 사짜도 모르는 이상한 녀석이 찍은거다.


근데 이놈이 "신부도 아마추어고, 아마추어에게 물어보지 말고 사진관에 물어봐라. 나는 프로고 작가의 의도대로 촬영한것이다."라고 말하고 사과 한마디 없었단다.


나도 딴에는 돈밭고 사진 찍는다고 나대고 돌아다니지만 돌잔치나 결혼식 사진은 안찍어준다. 인생 단 한번뿐인 순간을 내가 책임질 자신이 없는것이다. 그래서 나는 경험이 많은 실내 컨퍼런스/세미나 사진만 찍는거고.. 결혼식 사진? 글쎄.. 내가 그런거 맏게 되면 전전날부터 와서 예행 연습하고 조명 체크하고 아주 벌벌 떨었을것 같다. 아주 사진 쉽게 하는 세상이다. 솔직히 저건 오토로 놓고 찍거나 눈감고 찍어도 저거보단 잘 나온다고 장담할 수 있다. 작가의 의도? 아주 엿을 먹이고싶은 더러운 의도가 있나보지.


촬영장 환경을 갖고 뭐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거 전혀 어려운 환경이 아니다. 오히려 쉬운 환경이라고 봐도 될듯. 일단 주변에 백열광들이 거의 없었는지, 플래시를 터트렸는데 예의 콘터미네이션이 일어나지 않았다. 보통은 전경사진에 플래시 갈기면 앞사람 얼굴은 희게 나오고 뒷사람 얼굴은 누렇게 나오기 마련이다. 플래시 불빛은 희고, 실내 조명인 백열등은 누렇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래시 불빛은 태양이 아닌 이상 넓은 실내에 골고루 비춰질 수 없기 때문이다. 벽이 검정색이라 조명 컨트롤이 까다로울수는 있지만, 천장이 아주 낮은 편이고 흰색이라 플래시 바운스 쓰기에는 천혜의 환경이다. 




이쯤 되어야 지랄맞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천정은 검정색이라 바운스도 안되고, 높이는 엄청나게 높지, 천정에 노란색 백열광 간접 조명 있어서 바운스치면 색 섞이지.. 벽도 검정색이지, 스포트라이트는 무지하게 강해서 강연자 얼굴이 해골 되지, 어두울땐 ISO1600에 조리개 2.8 놔도 1/60초 겨우 나올때도 있고.. 내가 펜탁스 K10D랑 번들렌즈로 똑같은 구도로 수십장 찍어서 한장 골라내며 노력할때, 위에 자칭 프로라는 놈은 5D에 24-70L 들고 저런거 찍으며 행세한것이다.


남의 인생 단 한번뿐인 결혼식을 이따위로 망쳐놓다니.. 내가 만약 결혼한 당사자라면 요즘 후쿠시마 시즌을 맞아 붕소가 가득 첨가된 시멘트에 공구리쳐서 고준위 방사능 물질과 함께 지층 깊숙히 묻어버리고 싶은 심정일거다. 이런 물소의 똥이나 하마의 방귀 같은 실력으로 프로 운운하고 돌아다니는것도 그렇고, 지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지 모르는 척, 아니 잘못 안한 척 하는지도 그렇고.. 사진 봐서는 데굴데굴 꿀꿀 멍멍 해도 용서해줄까 말까인데. 여러모로 인간 이하다. 

독자분들 생각은 어떠한가?


저 실력으로는 봄날 윤중로에서 벚꽃놀이 즉석 사진 찍어주는것도 벅차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