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구글값 못하는 구글 리더

MIRiyA☆ 2009. 10. 25. 15:05

오늘 여느때와 같이 구글리더로 RSS 확인을 하다가 어이없고 불쾌한 경험을 했다.

내가 구독한 다른 블로거의 글에 내 프로필 이미지와 닉네임이 적혀있는 것이다.



저건 서명덕 기자님 블로그인데, 저 글 안에 왜 내 프로필이 들어가있는건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

이용자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보게 되는건 이용자가 비정상이 아니라 서비스가 비정상이다.

따라서 나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개선을 원하므로 여기 이렇게 공유해본다.


아니 무슨 남이 쓴 블로그 글에 내 프로필이 붙냐고, 저러니까 꼭 내가 쓴 글 같아보이잖아. 저게 내 화면에서만 보이는건지, 남의 화면에서도 보이는건지 걱정되고, 아무튼 몹시 불쾌하다. 서비스에 기능 붙일때는 생각좀 하고 붙여야할거 아닌가?



이건 뭐 이번엔 글 앞머리에 내 프로필이 붙었다. 어떤건 중간에 붙은것도 있다. 뭐 이런 거지같은 일관성이 다 있나? 파이어폭스라 레이아웃 깨졌다고 할까봐 덧붙이는데, 이건 구글 크롬으로 본 화면이다.


당최 나는 구글 리더가 저렇게 업데이트된 이유도 모르겠고, 저런걸 봐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저것만 그지같은가. 이것도 만만치 않다.





이것도 진짜 그지같다 못해서 안구에 습기가 찬다.

위에는 사용자를 관심 등록 해놨다고 써놓고, 아래에는 '공유 항목이 관심 등록된 사용자입니다.'라니, 뭔 소리야 이게. 내가 관심 등록한건 사용자인건가, 아니면 공유 항목인가? 아 뭔가 미묘하게 말이 꼬인다고. '다른 사용자가 공유 항목을 보고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허용하려면 '수정'링크를 클릭하여 공유 그룹에 해당 사용자를 추가하세요'라니, 빵 터진다. 이야, '수정'링크는 대체 어디에???? 무려 작은 따옴표까지 사용해서 강조한 '수정'링크는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그냥 얼버무려서 '링크를 클릭해 수정하세요'라고 적으면 20점은 주겠다.


그리고 '관심 등록'이 가진 중의적인 의미때문에 이해가 안된다.

일단 "5명의 사용자를 관심 등록했습니다."라는 문구만 보면, 내가 저 5명의 유저들에게 관심이 있어 등록했다는 말이 된다. 근데 나는 저분들에게 관심 있다고 액티브하게 등록을 한 적이 없고, 아래와 같이 이상한 화면을 보고 등록했을 뿐이다.



새 사용자가 공유하려고 합니다.(4)라니. 뭘 공유를 해?? 주어 다 빼놓고 이해 안가게.. 아니 저분들이 항목을 공유하려고 한데. 근데 관심 등록 버튼은 뭐여? '공유'라는 단어와 '관심 등록'이란 단어가 가진 의미의 갭 때문에 전혀 싱크로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관심 등록 해제'라는 링크 역시 안습이다.



구글 씩이나 되면 링크에 마우스 올렸을 때 피드백 주는 UI는 기본으로 달아놔야하지 않나.

저 문장에 마우스를 올렸을 때 밑줄이 안들어가고 마우스 포인터 모양만 바뀌니까, 저게 '등록''해제'의 각각 분리된 버튼인지, '관심 등록 해제'라는 묶인 버튼인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아예 테두리 쳐서 버튼으로 만들어버리던가. 저 밑에 [사용자 검색] 버튼처럼.

'그룹에 추가'의 경우 "~에"라는 조사가 붙어서 하나 묶인 버튼이겠거니 하고 생각을 하지만 저건 3개 단어가 각각 붙은거니 상당히 이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링크 색이 약간 옅은 색이라 뭔가 다른것 같아 의심까지 하게 되고.



차라리 이것처럼 각각 단어에 밑줄을 쳐주면 다른 링크라고 인지 할 수 있다.

저기 [전체 웹] [더보기] 버튼이 각각 밑줄이 아니라 밑줄이 없었다면 어땠겠나. [전체 웹 더보기] 이렇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아, 하나 더 추가. 링크에 자바스크립트 개드립을 쳐놨는지 마우스 올리면 상태 표시줄에 링크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무슨 관공서나 병무청 홈페이지도 아니고 구글 씩이나 되는 놈들이 이런식으로 벙어리 링크를 만들어놓다니. 아무튼 버튼 피드백 UI 구성은 빵점이다. 


기능만 쑤셔넣고 쓰라 하니 이건 뭐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겠고, 왜 저래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래저래 불친절하고 개념 없는 구글이다. 네이버처럼 서비스 기능추가 하면 개발자 나와서 동영상으로 이건 이런거고 저런건 저런거고 설명해주고 뽀얗게 안내 페이지 만들어서 보여주는건 기대도 안해. 그냥 서비스 자체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서비스는 개발자가 만든다. 개발자는 자기가 만들어왔으니 저게 뭔 소리고 무슨 기능인지 다 안다. 하지만 쓰는건 개발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 이용자들이다. 아무 지식 없던 사람에게 써보라고 던져주는데, 기능이 난해하게 표현되어있으면 안되는거다. 집에 친구 데려온 집주인이, 똥싸다 화장실 안에 갇혀버렸다. 휴지가 다 떨어진 것이다. 친구 불러서 "야, 두루마리 휴지좀 갖다줘"라고 부탁하는데, 이 상황에서 친구가 휴지의 위치를 어떻게 알겠는가. 그건 주인만 아는거다.


철저히 사용자 입장에서 서술하고, 개발에 사용되는 단어를 서비스에 사용하는건 지양하자. RSS, 레이아웃, 카피, 캐시, 브라우저, 태그, exit, transparent, 유저 등등.. 요즘 보면 자기들 세계의 말로 서비스 만드는걸 너무 자주 본다. 


설명서 보라고? 도움말 보라고? 멍청이같은 종이 뭉치들은 다 불 싸질러버려라. 설명서나 도움말 페이지가 필요하게 서비스를 만들 생각이면 나가서 껌이나 팔아라. 서비스가 무슨 DSLR인가. 기능을 원격지에서 설명하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이용자가 액티브하게 찾아 배우려고 (은연중에)기대하는것 자체가 저질이다. 다 떠먹여줘라. 떠먹여주는것 까지는 안나가더라도 이게 밥 떠먹는 숫가락이고, 반찬 집어먹는 젓가락이라는것 정도는 알 수 있게 해줘라. 이런 생각 안하고 운영한다면, 그 서비스가 대안이 없어 그걸 쓸 수 밖에 없는 막강한 서비스인가보다.


구글 리더가 가끔씩 날 이렇게 귀찮게 만들지만, 무한스크롤이 가능하고 빠른 웹버전 RSS리더기라는 기본적인 장점때문에 이걸 쓴다. 굉장히 배알 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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