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오류메시지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유는 뭔가?

알고 지내는 어떤 사람의 블로그에 방명록을 적으면서 괴상한 경험을 했다.

사용자 설정에 의해 임시 차단되었습니다.

방명록에 글 적었더니만 이런 글이 뜨는거다. 이 메시지를 본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1. 내가 이 사람에게 차단당한건가?

2. 스팸, 아니면 이 사람이 나한테 악감정이 있던가?

3. 내가 뭐 잘못했던가? 금칙어?

4. 아무튼 뭔 개소리야!?

정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메시지다. 뭔가 해서 로그아웃해서 다시 확인해봤더니 방명록 리스트에 안보인다. 생각해보니 이거 금칙어 같은걸 지정해놔서, 이용자가 확인후 등록 승인/거부를 결정하도록 만든듯 하다. 그래서 좀 더 생각해보니 예전에 다음 블로그 서비스의 공식 블로그이자 고객센터 비슷하게 운영되고있는 아!아!블로그에 올라온 글이 생각나 적는다.

블로그 이용자의 설정에 의한 경우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입니다.

상대 블로그가 관리>스팸 관리의 블랙리스트에 등록한 경우 나타나는 메시지입니다.

 

사용자 설정에 의해 차단되었습니다.

 상대 블로그가 관리> 스팸 관리의 간편설정에 의해 등록을 차단한 경우입니다. 영문댓글을 차단한 경우, 영문 또는 특수문자로만 작성된 댓글은 등록되지 않으며 사용자 설정에 의해 차단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오게 됩니다.

 

사용자 설정에 의해 임시 차단되었습니다.

상대 블로그가 관리> 스팸 관리의 금칙어 설정에 특정 단어를 등록한 경우입니다. 이 금칙어가 포함된 댓글은 스팸 관리함으로 모아지게 되고 블로그 주인이 선택하여 삭제하거나 복구할 수 있습니다. 

전체 블로그 설정에 의한 경우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입니다.

블로그에는 고의적인 광고 행위나 불법 행위를 하는 이용자를 블랙리스트에 등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등록된 블랙리스트는 모든 블로그에서 댓글과 스크랩 등의 활동이 규제됩니다. 블랙리스트가 되는 경우는 왼쪽의 <규제 기준 안내> 카테고리를 확인해주세요.

금칙어가 포함되어 댓글 등록을 실패하였습니다.

전체 블로그에 적용된 댓글 금칙어가 포함된 댓글을 작성했을 경우 나타나는 메시지입니다. 고의적인 광고 행위로 인해 불가피하게 블로그 전체 댓글에 금칙어를 적용하였습니다. 일반 이용자 분들이 이용하실 만한 단어가 포함되어있지는 않으니 이 메시지를 만나실 일은 별로 없으실 꺼에요^^

위와 같은 말이 이리 저리 적혀있는데, 나 정말 왜 저따위로 오류 메시지를 꼬아서 적어놨는지 어이가 없다. 그리고 굳이 공식블로그에서 해석글을 적어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사람 말로 적어놓고 사람 못알아먹으니 사람 알아듣게 해석해주다니 이게 무슨 바보짓이냔 말이다. 일 두번 하는거다. 일 두번 할 가치가 있을까? 왜 저런 해괘한 말을 적어놨을까? 나라면 이렇게 적을것 같다.

블로그 이용자의 설정에 의한 경우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입니다.

→죄송합니다. 귀하는 블랙리스트에 등록되어 이 블로그에 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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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광고글을 막기 위해 영문 혹은 특수문자로만 작성된 댓글을 받지 않습니다.

 

사용자 설정에 의해 임시 차단되었습니다.

→금칙어가 포함된 글을 쓰셨습니다. 블로그 주인의 검토 후 등록됩니다.

전체 블로그 설정에 의한 경우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입니다.

→광고 행위나 불법 행위를 하는 이용자로 분류되어 다음 블로그 이용이 제한되었습니다.

금칙어가 포함되어 댓글 등록을 실패하였습니다.

→금칙어가 포함되어 댓글 등록을 실패하였습니다.

자, 그럼 왜 이렇게 애매한 말로 적어놨을까? 그냥 생각하기엔.. [라이브 바카라]라고 금칙어 적은 사람이 '금칙어때문에 차단되었다'라 하면 금칙어 우회해서 [라이부 �아라]라고 바꿔쓸까봐 이렇게 적은걸까? -_-;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전쟁속에 말장난으로 슬쩍 넘기려 하는걸까? 아니면 내가 모르고있는게 더 있는걸까..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 이 말도 정말 애매하다. 사용자면 사용하는 사람인데 왜 사용 못하나? 그리고 뭘 사용할 수 없다는건가? 목적어가 빠지니 참 애매하다. 마치 외국 사이트의 글을 그대로 번역한 느낌. "사용자 설정에 의해 차단되었다"라는 말은 "사용자가 널 블랙리스트로 지정해서 차단되었다" 라는 말이랑 비슷하게 와닿고, 더 나아가 아까 앞에서 말했던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랑도 헷갈린다. 방문객도 사용자고, 블로그 주인도 사용자고, 대체 이게 뭐야..

아래는 다음블로그에 적혀있던 말.

다른 블로그를 이용하시다가 "죄송합니다.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만나신 적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이상한 내용의 댓글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댓글이 차단되었다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실 꺼에요. 내가 이상한건지, 블로그가 고장난 건지.. 다양한 댓글 차단 메세지, 어떤 경우에 나타나는지 알려드립니다!

글의 초반부에 적힌 글이다. 붉 은색 처리해놓은것과 같이 다음측은 저 메시지가 유발하는 사용성 저하와 불쾌감, 당황스러움, 오해 등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애매한 말로 살짝 덮으려는 이유가 뭘까. 긍정적인 작용보다는 부정적인 작용이 더 많으리라본다. 저 문장 사용으로 야기될 수많은 오해를 생각해보면 아득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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