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도 채 되지 않은 미숙한 블로고스피어 경험이지만, 올블로그 등의 메타블로그에서 느낀 몇가지 현상이 있다. 사람들은 기업이라는 존재에 인격을 부여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경향이 아주 강하며, 이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가 결정된다는 것. 기업은 평소 영업 행태나 기부활동, 내부 정책 등으로 인격을 부여받고, 악당놈의 기업, 착한 기업 등의 꼬리표가 붙는다. 기업은 이런 이미지에 따라 때로는 매도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칭찬받기도 한다. 이렇게 인격화된 기업은 블로고스피어라는 작지만 뜨거운 K1 경기장에
첫째 주제는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 작용이고, 둘째는 블로거에
대한 대우의 상승이다.
1.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 작용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 작용, 뭔가 말은 어렵다. 하지만 뜻은 어렵지 않다.
MS의 사례
Naked Conbersations(블로그, 세상을 변화시키다)의 저자이자, 초 유명 블로거인 Robert Scoble의 경우, Scoblizer라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Channel9라는 블로그 운영을 도우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데 일조하였다. Robert Scoble은 블로거들 사이의 진솔한 대화에서 그치지 않고 심지어는 자사의 정책마저 비판, 나중에 그걸 역으로 써먹는 전략적인 PR 을 하며 능수능란한 블로그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준다.
SUN의 사례
얼마전 SUN은 CEO가 된 Jonathan Schwartz는 CEO로서 블로그를 하는게 아니라 블로거로서 블로깅을 하고있다.(심지어 한글 버전도 나온다.)
SUN의 직원 상당수가 블로깅을 하고있고, 회사차원에서도 많이들 장려를 하니 이 얼마나 멋지고 놀라운 일인가? CEO부터 블로깅을 하며 직원들을 지휘하는 회사. 얼마나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지, 건전한 수평적인 관계가 이루어지고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갈지 안봐도 비디오다.
네이버의 사례
필자가 느낀 네이버의 경우, 위에서 말했듯 악마의 미소를 지으며 CP를 잔인하게 짓밟고 검색어로 장난치는 폐쇄적인 악당의 기업으로 알고있었지만, 예전에 있었던 네이버 블로그 시즌2 간담회나, s모 님, z모님, k모님, j모님 등 과의 블로그에서의 활발한 소통으로 ‘네이버 직원도 블로거’라는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오해나 플레임이 줄어들게 되었다. 단, 네이버의 폐쇄성이나 독점 등에 대한 비판은 사사로운 감정과 분리를 해야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니 말투가 다소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따른다. 이런게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인 작용이다. 회사 블로그가 하지 못하는 일이 회사원의 개인 블로그에서는 가능하다.
둘째, 블로거에 대한 대우의 상승
다소 속보이지만 MS는 2006년 크리스마스에 블로거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기도 하고 빌게이츠가 친히 14명의 유명 블로거들을 대거 초청하는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여기서 초청받았던 블로거들은 죄다 맥북을 들고왔다더라.) 또한 각종 컨퍼런스 등에 기자 외에도 따로 블로거를 위한 편의 시설을 마련하는 등 요즘 블로거에 대한 대우가 급상승중이다.
블로거에게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들 아시리라고 본다. 국내는 아직 대부분의 블로거가 IT종사자 위주인데, 앞으로 사회 각계 각 층이 블로그를 이용해 소통을 하는 시대가 온다면 블로고스피어의 빅 마우스, 알파블로거들의 중요성은 한 층 더 높아질 것이다. 하루에 수천 수만명이 방문하는 알파블로거들이 한 기업에 큰 악감정을 갖고있다고 보자, 그들이 쓰는 글은 당연히 그 기업에게 호의적일 수 없을 것이다. 메타블로그 등에서 인기를 끌던 글은 검색엔진에도 두고두고 검색되며 장기적인 효과를 낸다. 아 저 회사는 썩었다더라, 저 회사는 나쁘다더라 하는 말이 돌고 돌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게 되고, 그게 회사의 현재 이미지가 되는 수순이다. MS는 이런 것을 알기에 일찍부터 이렇게 블로거들을 예우하고, 그들에게 투자하고있다. 반면 thinksecret.com을 고소하고, 관련 직원을 해고하고, 블로거를 위협하는 등의 푸대접을 하는 애플은 점점 이미지가 떨어져간다. “스티브잡스 멋지고 애플 좋아, 디자인도 멋져.” → “잡스는 좋은데 애플은 싫어” → “어휴 이젠 잡스도 싫고 애플도 싫어” → “아이팟 식상해-_-” 이렇게 변해갈지 누가 알까? 이미 블로고스피어에서 한판 이슈가 된 일들이 언론에 뒤늦게 올라와 사회적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일을 여러 번 목격할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가 아직 작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
약간 벗어나지만 주제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정치계의 사례도 적어본다.
비단 MS나 SUN 같은 기업만 블로고스피어에 관심을 기울이는건 아니다. 정동영씨가 Playtalk에서 블로거들과 잡담을 나누고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블로거와 소통하기 위해 시도하는 모습을 보라. 비록 초기의 미숙함으로 한번 호되게 당하긴 하였으나 진솔한 마음으로 꾸준히 블로깅 한다면 블로고스피어에서 바로 인정받으리라 본다. 또한 국회의원 이재오씨의 보좌관인 이두호님의 개인 블로그 등을 보면서 필자의 인간 이재오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좋아짐을 느꼈다. 이는 아마 앞서 말한 Robert Scoble의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의 MS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과 비슷한 현상일 것이다. 이처럼 블로거 대 블로거로서의 접근은 1대 다수의 일방적인 접근인 메일링 리스트나 보도자료보다 훨씬 더 친숙한, 아주 효과적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이미 우리나라 기업들은 카페나 싸이월드 등을 통해 외국의 블로그마케팅과 비견될만한 일들을 해왔다. 전자사전 기업들이 알바(필자 포함)를 총 동원하며 카페와 네이버 지식인 안에서 벌이는 암투 삼국지를 몇 년 전부터 봐왔고, 덕성여대 등의 대학은 싸이월드를 통해 대학을 홍보하더라.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싸이월드를 이용해 도토리를 뿌리며 홍보를 하고 있다. 아직 블로고스피어가 커지지 않은 한국에서 싸이월드는 훌륭한 마케팅 장소였다. 이젠 슬슬 블로그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다.
기업에서 참고하여 바로 사용할만한 블로그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서는 킬크님이 이미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었고, 기업이 블로그에 대해 취해야 할 포지션에 대해서는 마루날 님이 이곳에서 잘 정리해주었다. 기업 블로그와 커뮤니티 마케팅 등에 대해서는 누구씨(님이)가 예를 들어가며 잘 적어주셨다.
그리고 반드시 위에서 예를 들었던 "블로거, 세상을 바꾸다"(원제 Naked Conversations)를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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