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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봇 미니 개봉기 및 사용기

MIRiyA☆ 2015. 11. 13. 16:12

요새 장안의 화재가 되고 있는 청나라 문물, 나인봇 미니입니다.

세그웨이류 아류작 같은건데요. 세그웨이 들어보셨죠? 바퀴 두개 달려갖고 위에 올라가면 자동으로 중심 잡아서 달리는.. 뭐 여튼 제 블로그 독자들은 다 오타쿠니까 세그웨이 정도는 아실겁니다.


세그웨이가 처음으로 그런 류 제품을 만들었는데, 초기 판매가가 천만원이 넘어가는 아주 고가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학창 시절에 반쯤 우스개로 내가 성공하면 세그웨이 타고 학교 돌아다니면서 성공한 병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했죠. 근데 세그웨이가 뜨니까 중국에서 나인봇이라는 회사가 나와서 세그웨이 반값 이하에 비슷한걸 만들어 팔기 시작하는거에요. 그러다가 나인봇이 세그웨이보다 더 잘나가게 되었고, 심지어는 나인봇이 아예 세그웨이를 인수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나인봇의 대주주가 바로 요새 고퀄 초저가로 유명한 샤오미입니다.


자.. 이 제품은 중국에서 현지가 35만원 정도에 출시되었고, 지마켓이나 옥션 등에서 관부가세랑 배송비랑 구매대행 수수료 떼서 50만원 전후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원래 예약 판매 할 때 중국어 페이지 들어가서 온갖 삽질을 하면서 예약을 했지요.



정말 중국어 주소랑 휴대폰 번호는 그렇다 치고, 밑에 중국어 캡챠는 무시무시했죠. 네이버 한자 검색기에 마우스로 그려가며 찾아 넣었어요. 그렇게 해서 성공적으로 예약 완료.




뭐 이렇게 예약은 했습니다. 디자인 죽이네요.

근데 왠걸 갑자기 지마켓에서 예상보다 저렴한 60만원에 판매한다고 딜이 뜬거에요. 바로 샀죠.. 국내 들어오면 구매대행 수수료 떼고 70 내외 나올 줄 알았는데, 60만원에, 심지어 그저께는 옥션 쇼킹딜로 50만원에 뜬겁니다. 나이스. 바로 사야지. 참고로 저거 바퀴 하나 달린 나인봇 원은 가격이 120만원입니다. 미쳤죠 ㅎㅎㅎ...




왘ㅋㅋㅋ 이 쌀자루는 대체 뭐야. 아무튼 반갑게 개봉합니다.





짠. 샤오미 특유의 무지 박스가 있구요..





속에 박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 박스는 소중하니까요..





나인봇 미니 로고도 멋집니다. 낑낑거리며 박스를 꺼내봅니다.





아아. 깔끔해. 좋아. 스펙 시트 스티커 한장 안붙어있는게 참 맘에 듭니다.




그래픽 카드 박스 디자인 따위랑 비교하면 정말 비교되죠. ㅉㅉㅉ..





뚜껑을 열면 이렇게 간단한 내용물 설명이 있습니다.


1. 워 쓰 취 다오러 한 쓰 쿠어러 : 박스 안에는 이런게 있다.

2. 안 씌엔 르 커우 : 볼트로 이렇게 조립해라

3. 쁘 쓰 다이 거 : 시동 방법

4. 뜨 부이 나인봇 쑤어러 커우 허 : 나인봇 앱으로 인증


위에 중국어 발음 입으로 발음해본 사람 있으면 댓글로 인증하기. 그냥 대충 아무거나 쓴건데.





열자 마자 간략한 설명서 등장.





하아 완전 애플빠 샤오미. 완전 애플빠.





포장은 부들부들한 비닐에 싸여있어 아주 맘에 듭니다. 반투명이라 이쁨. 투명 비닐이었으면 분노.





뭐 대충 다 꺼낸 모습입니다. 큰 덩어리는 본체, 우하단 얼핏 보이는게 조종대, 상자는 주전부리들.





허겁지겁 비닐을 찢어 벗깁니다. 막차 타고 퇴근해서 힘들지만 뵈는게 없음.





이런 저런 안내문이 적힌 비닐이 보입니다. 남김없이 다 뜯어줍니다.

저기 보이는 배터리 표시는 실제로 불들어온겁니다. 전원 누르니까 바로 켜지데요;;





배터리 표시가 앞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 약간 민망할 정도. 

아놔 계속 삑삑 거리며 블루투스 아이콘이 깜빡입니다. 앱을 실행해서 인증해주라는거죠.





조종간을 결합할 차례입니다. 나사 두개를 끼우래요.





대략 이렇게 생겼고, 위에 까만 쿠션은 감촉이 아주 부드럽고 좋습니다.

일단 나머지 주전부리 박스를 꺼내보죠. 거기 볼트가 있을테니..





야 역시 샤오미.. 무지 박스에 담는 샤오미 스타일 그대로.





ㅋ.. ㅋㅋㅋㅋㅋ 아오 이건 뭔 오버래. 왼쪽에 길쭉한건 육각렌치, 아래쪽 두개는 볼트, 가운데 호스 같은건 타이어 바람넣을때 쓰는 어댑터, 오른쪽 하얀건 볼트 끼우고 덮는 뚜껑. 저 위에는 당연히 충전기. 볼트 빼내는데 좀 힘들었습니다. 사용 편의 보다는 그냥 간지를 위한 포장인듯..





본체에 조종대를 끼우고, 이렇게 육각 렌치로 나사 두개를 조여줍니다.





커버를 끼우면 요렇게 깔끔해집니다. 이제 사용 준비 완료.





전원을 켜면 이렇게 전조등과 미등이 켜지면서 바로 섭니다. 전원을 끄면 힘없이 쓰러짐.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상당히 균형이 잘 맞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위에 올라타면 알아서 얘가 균형을 잡아주죠. 앞으로 몸을 기울이면 앞으로 가고, 뒤로 기울이면 멈추거나 후진하고.. 조종간을 무릎으로 밀면 좌우 회전.


이제 쩔어주는 나인봇 앱을 보여드리죠.

앱스토어에서 나인봇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안드로이드도 있음.

설치하고 실행하면 바로 블루투스로 차량을 검색합니다. 너무 빠르고 간단해서 설명하고 자시고도 없음. SSID 입력 이딴거 없어요. 걍 앱을 켜면 됨.



 


처음 출고시에는 최고 속도가 시속 10km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인봇 앱에서 주는 도전과제를 완수하고, 1km 정도를 타야 최고속도가 20km로 해제됩니다. 그럼 이제 도전과제 한번 해보죠 ㅎㅎ



 


아악 귀여워. 바로 서서 균형 잡는 연습을 시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몸을 기울여 10m 이동하게 하네요. 저는 방이 좁아서 앞뒤로 번갈아 이동해서 10m  채웠습니다.



 

이제 좌회전 우회전 360도씩 돌게 시키고, 올라타는 법 등을 연습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전 운전 가이드라인 보여주고 끝.





아.. 이 그림 얼마나 웃기던지.. 어께동무하고 두명 탄거 보세요 ㅎㅎㅎㅎ..





앱 다른 부분 구경중.. 배터리 정보에 LG의 4300mAh짜리 셀을 썼다고 나오네요. 나중에 배터리 수명 메롱일땐 용산 같은데 가서 18650 배터리 셀만 교환하면 되겠죠. 내수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AS 안됩니다. 국내판은 이거 가격의 두배니 그냥 두대 사서 고장나면 갈아타는게 더 싸게 먹힙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 하는 중. 놀라울정도로 쉽고 빠릅니다. 그냥 한 5초 걸렸나?





펌업이 끝나면 나인봇이 살짝 고개를 까닥거립니다. 귀엽네요.


놓고 구경해보겠습니다.






디자인은 정말 군더더기 없이 잘 빠졌습니다. 미래세계의 탈것 바로 그런 느낌. 그래도 덕내는 지울 수가 없네요.




전조등은 대략 이런 느낌. 앱에서 컬러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거 좌회전 우회전 할 때 불도 다르게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제 시승 동영상 들어갑니다 ㅋㅋ 꽤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능숙하게 타는 영상..






하지만 이제 다들 흥미가 떨어져 투명인간이 되어버렸네요 ㅎㅎ...




총평.


저는 냉정하고 쌀쌀맞은 사람이니 단점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 전에 타본 세그웨이 풀사이즈보다는 확실히 성능과 안정성이 구립니다.

- 아파트 인도의 경계석을 못올라갑니다. 세그웨이 풀사이즈였으면 부아앙 하면서 훌쩍 올라가죠. 어차피 바퀴가 미니벨로 수준인지라 아예 기대도 못할 수준입니다. 한 5cm 턱을 올라갈 때도 긴장해야 합니다. 내려서 들어 옮기는거 추천.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횡단보도 근처에선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 비포장 도로 정도는 오케이인데, 아파트 돌길 있죠? 일부러 자동차들 우두두두 소리 나게 만든 높은 요철 있는 곳.. 그런 곳에선 그냥 내려서 걷는게 낫습니다. 무척 위험합니다. 과속방지턱 넘어가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서 타야 합니다.

- 속도 제한의 경우.. 초보일 때는 시속 10km 제한이 붙는데, 도전과제를 완수하고 1km를 달리면 시속 20km까지 풀립니다. 하지만 시속 18km를 찍는 순간 비프음이 삐 하면서 난리를 치고 자동으로 속도를 줄입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얘가 절 밀어올려서 발가락에 힘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몸을 앞으로 숙이면 도로 밀어올리는거죠.

- 사실 시속 2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 돌 같은거 밟으면 죽을것 같아 속도를 못내겠습니다. 사이즈가 작으니 자연히 천천히 달리게 됩니다. 나인봇 미니의 20km가 이정도인데, 나인봇 미니 프로의 35km는 어느 정도일까 상상도 안되네요.. 위험해보입니다.

- 집 앞 CGV 마실용으론 완벽한것 같습니다. 애매한 거리 다니기 좋은듯. 지하철 한두 정거장 정도..

- 디자인 아주 훌륭하고 마감 역시 깔끔합니다. 박스? 박스가 레드닷 어워드 받을 기세에요. 디자인은 아마 저거보다 예쁘게 하는건 불가능하지 싶을 정도입니다.

- 소프트웨어는 굉장합니다. 앱 하나 켜고 블루투스로 자동 기기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불편도 없습니다. 펌업은 5초도 안되어 끝납니다. 아 불편한거 하나 있었네요. 초기 등록할 때 전화번호를 쓰라고 나오는데, 중국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인터넷 검색해서 겨우 넣었네요.

- 가격 35만원. 여기 관세 부가세 운송비 구매대행 마진 합쳐서 59만원. 옥션에선 이벤트로 50만원에 파니까 가성비가 무지막지합니다. 과거에 1000만원 넘는 가격에 사야 했던 세그웨이, 얼마 전까진 100만원 넘는 값에 사야 했던 외발통 등등.. 이런거랑 비교도 안되게 예쁘고 저렴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불편을 느낄 일은 없을것 같네요.

- 비내리는 날에도 타고 나갔습니다. 집에서 타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놓고 출근하기 쉽지 않았어요.



중국 제품이라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허 웃기는 소리죠.

중국이 뒤에서 쫒아온다구요? 아유 지랄 니는 학교에서 오래달리기 할 때 1등 하는 놈이 운동장 한바퀴 더 돌아서 니 뒤에 따라붙었을 때 쫒아온다고 위기감 느낄 놈이에요.. 정말 대단한 제품 만들고 있고, 디자인도 월등합니다. 한국에서 휴대폰 디자인하던 분이 중국 메이쥬 가서 대단한 디자인의 MX 시리즈들 내놓고 있죠. 국내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찬밥이라 그런거에요. 미국 따라가기 바쁘더니 이젠 중국조차 우리를 저 멀리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