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소니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Arc 간단 사용기

MIRiyA☆ 2011. 5. 4. 07:01

얼마전에 엑스페리아 아크 출시때 블로거 간담회 가서 테스트용 제품 하나 받아왔습니다. 

물론 주는건 아니고 그냥 개통 안된 폰 잠시 빌려주는거라 오래 써볼만한 여건은 되지 않았지요.

아래 제품 사진은 할리스 카페에서 어두운 자리에 앉아 찍은거라 사진 품질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전 손이 여자들 손처럼 작은 편이었는데, 엑스페리아 아크는 손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이놈이 액정 사이즈가 4.3인치인데, 아마 앞으로 액정 해상도는 더 올라가더라도 크기는 이 이상 올라가지 않을겁니다. 델 스트릭같이 5인치까지는 안가겠지요. 딱 여기까지가 휴대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액정 하단에는 하드웨어 버튼이 달려있는데, 터치식이 아니라 버튼식이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액정 하단과 버튼간의 간격이 짧아서 잘못 눌리는 경우가 잦으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뒷면은 적당한 펄처리가 되어있는데, 기스에 강해보입니다. 콘크리트에 긁지 않고서야 걱정 없을것 같습니다. 모양 망치게 케이스 씌우지 말고 기스나면 걍 센터가서 뒷판 바꾸는게 좋다고 소니에릭슨 담당자분이 이야기해주더라구요. 뒷판 교체 비용이 만원이라던가? 엄청 싸다더군요. 본체 측면은 은색으로 도금이 되어있는데, 긁히면 칠이 벗겨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단 중앙에는 손톱 넣어 배터리 커버 뜯을 수 있는 홈이 있고, 그 옆에는 마이크와 스트랩고리가 있습니다. 소니에릭슨 동글뱅이 마크 아래에 홈이 나있는 부분은 뭔지 모르겠네요. 손톱으로 누르니 말랑하게 들어가던데 무슨 센서 부위인것 같습니다. 이어폰 구멍은 본체 옆면에 달려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같습니다. 번들 이어폰은 기역자 모양으로 꺾여있어서 다행. 만약 일자 플러그였으면 큰일이겠죠 ㅎ




뜯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심카드랑 microSD카드 넣는 부분이 있네요. 배터리는 BA750, 1500mAh로 용량은 갤럭시S랑 동일합니다. 갤스 배터리에 비해 면적이 넓지만 좀더 얇더군요. 배터리가 본체 면적의 절반입니다-_-;;





배터리 충전 케이스와의 비교.




이렇게 한쪽으로 당기면 Dock으로 쓸 수 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케이스 디자인도 깔끔하고 괜찮네요.




다 빼보면 이렇게 배터리 넣는 부분이 있는데, 각종 배터리를 규격별로 다 커버할 수 있게 만든 점은 괜찮은 아이디어같습니다. 뭐 제조사 입장에선 각 휴대폰별로 배터리 충전기 커버를 제각각 만들 일 없으니 원가 절감에 좋겠지요. 실제로 우리들은 제일 큰 BA750만 끼워쓰게 됩니다.




만듦새가 아주 훌륭합니다. 애플거 이후로 이렇게 괜찮은 만듦새는 처음.




부팅중에 아이폰 3GS와 비교해봤습니다. 아이폰4도 아니고 3GS라 차이가 더 벌어지긴 하지만, 엑스페리아 아크의 액정은 정말 굉장합니다. 제 아이폰은 카메라나 액정이나 점점 오징어가 되어가네요. 하긴 나온지 꽤 오래되었죠..



이렇게 유리와 액정간의 간격이 거의 안보여서, 그냥 인쇄물을 보는 느낌입니다.

친구의 아이폰4랑 비교해봤는데, 아이폰4가 액정 간격이 좀 더 넓습니다. 이런 유리 간격 따위는 곁다리로 치더라도, 디스플레이 자체의 성능은 더 대단합니다. 일단은 72% 색재현률 표준을 가장 잘 지켜주는 모습에서 저는 평점 100점을 아낌없이 줄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갤럭시S의 아몰레드 액정 색감은 정말로 형편없이 제멋대로입니다. 삼성측은 뭔 색재현율이 높아서 실제 색상과 비슷하게 나온다고 개드립 친 적이 있는데, 헛소리 하지 말라지요. 색재현률은 72% 표준만 지키면 되지, 100% 넘어서 점점 올라가는건 과채도입니다. 부적격자들이 기자 해먹는 세상에서 아몰레드 액정 관련 기사만 보면 나오는 말이 "색재현성 향상"이라네요. 미친놈들. 아몰레드는 영화 볼때 생동감 넘치고 검정색이 진하게 나온다고 자랑할만하지, 어디 가서 색이 실제랑 비슷하게 나온다고 드립 칠 근본은 절대 아닙니다. 이딴 소리 지껄이는 블로거/기자/담당자는 눈병신/사기꾼/무식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에 비해 진정으로 컴퓨터 액정과 유사하게 나오는 엑스페리아의 클리어 블랙 액정은 눈물나게 맘에듭니다. 제품을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칭찬하고 점수를 준다는 점은 정말 진심으로 제가 만족하기 때문이지요.




엑스페리아 아크의 큰 장점중 하나인 800만화소 Exmor R 센서가 달린 카메라입니다.

클리앙 새로운 소식 게시판에 엑스페리아 아크에 대한 출시 기사가 올라왔을때 제가 비웃은 적이 있었는데요




카메라 덕후중에서도 제가 센서 덕후인데, 사용해본 결과 엑스페리아 아크의 스타일은 딱 이렇습니다. 지원하는 감도 자체가 높아 타 휴대폰과 비교시 더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보통 일반 구형 디카를 보면, 낮에는 멀쩡하게 나오다가 조금 어두워지면 아예 화면 자체가 까맣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코 CX1이라던가, 주로 ISO1600 이하로 지원하는 기종들이 좀 그렇죠. 반면에 최근에 나오는 디카들은 지원 감도 자체가 올라가서 어두운 곳에서도 아예 안보이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 

엑스페리아 아크가 아이폰4, 그리고 최근에 만져본 갤럭시S2에 비해 확실히 지원 감도 자체는 높은것 같습니다. 다른 폰은 찍지 못할 환경에서 찍어줍니다. 그래서 최근에 "엑스페리아 아크는 찍는 이 환경에서 니 폰카로 찍어서 나온다면 이 자리에서 3000만원을 주겠다!" 이런 장담도 가능한거죠.




이런식입니다. 딱 상황이 이해가 되지요?




동영상으로 보면 느낌이 딱 옵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중 카페에서 뭐 먹는거 사진 찍는다거나 이럴때는 아이폰4가 더 잘나왔습니다. 색감과 고감도 노이즈 억제 성능은 아이폰4쪽이 좀 더 나아보입니다. 소니쪽에는 좀 미안하지만요.. 그러니까 이런겁니다.. 아이폰4는 아예 못찍는 극악한 어둠 속에서도 엑스페리아 아크는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폰4도 찍을 수 있는 환경에선 아이폰4가 더 잘나온다. 뭐 이정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아이폰4는 녹색 멍이 있어서 제가 구입하지 않았지요)


아래는 샘플 사진.

원본과 보정본을 함께 넣었습니다. 보정본은 제가 맨날 DSLR로 촬영하면 행하는 똑같은 보정을 거친 결과에요.








여기까지가 빕스 사진인데.. 빕스가 진짜 조명 환경이 극악하다는건 사진 찍는 사람들이면 다들 아실겁니다.

EXIF정보를 보니 ISO가 400~640 사이를 왔다갔다 하네요. 렌즈 조리개값은 2.4 고정으로 괜찮은 편인것 같습니다. DSLR로 촬영하면 ISO1600까지 올려야 할 환경입니다.




이건 진짜 야간 촬영이 되나 청계천 나가서 찍은겁니다. 제아무리 Exmor R 이면조사식 센서라 해도 판형이 있기 때문에 버티지 못할 환경인데.. 폰카로선 좀 무리수인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이폰 4의 경우 사진이 거의 시커멓게 나왔는데, HDR 모드로 촬영하면 잘 나오더라구요. 위는 원본, 아래는 보정본.



이건 대충 비교를 하기 위해 DSLR 손각대로 막찍은 사진입니다. ISO1600에 조리개 2.4에서 1/13초 나오는 환경입니다. EV로 따지면 EV4 정도 됩니다. AF도 잘 안잡히는 환경이죠. 폰카주제에 이젠 DSLR도 힘들어하는 이런데서도 찍으려고 폼잡는구나..
















여기까지는 좀 더 일상 생활에 가까운 환경을 찍어봤습니다. 제법 괜찮게 나오지요? 마지막건 DSLR이랑 구분이 잘 안갈 정도네요. 실내 말고 실외로 나가면 이 차이는 더 좁아집니다. 저같이 폰카로 미투데에 사진을 하루에 많게는 10장씩도 찍어올리는 사람에게 딱 좋은 기종입니다. 안드로이드 폰의 폰카중에서도 이정도면 탑 클래스고, 아이폰4와 비교해봐도 녹색 멍이 없기 때문에 폰카로 SNS용으로 사용하는데는 딱이지 싶습니다.



마치며..

제가 안드로이드 개발 프로젝트를 하면서 안드로이드폰을 여러개 만져봤습니다. 갤럭시A, 갤럭시S, 디자이어, 넥서스원, 넥서스S, 갤럭시S2, 갤럭시탭, 아트릭스, XOOM, 옵티머스Q, 옵티머스원, 테이크, 베가 등등.. 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건 안드로이드는 어째 UI가 죄다 맘에 안든다는것이었습니다. 특히 삼성쪽 UI는 민망할 정도로 구리지요. HTC나 모토로라 쪽으로 가면 기본은 하는 정도. 펜텍 계열은 나름 스카이의 정체성을 계승한 UI 디자인이 나오고 있고, 테이크 같은건 꽤 예쁘더군요. 


근데 뭐랄까.. 이번 엑스페리아 아크를 사용하며 줄곧 느꼈던 기분은 이렇습니다.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는 마치 안드로이드의 아이폰이 되려고 한 것 같다는것. 아이폰의 UI에 대한 평소 제 호평을 생각하면 거의 최고의 칭찬이나 다름 없을겁니다.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비교되는 소니의 클리어 블랙 LCD, 아이폰4가 BIS센서 카메라를 달고 나오자 소니 역시 같은 BIS 계열인 Exmor R을 달고 나왔다던지.. 거기다가 UI는 정말로 일관적입니다. 지 컨셉도 제대로 못잡는 갤럭시S의 UI에 비해 이놈은 처음부터 끝까지 플랫하고 메트로한 느낌을 끌어가고 있습니다. 색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 아주 옅은 색의 그라데이션을 통해 깔끔하고 하얀 색조를 유지하고있지요. 


이 친구가 싱글코어 끝물이긴 하지만 진저브레드 2.3 기본 탑재하고 나오고, 하얀톤의 UI는 깔끔하고 전혀 버벅거리지 않는데다가, 브라우징 속도도 상당하며 카메라 괜찮고 두께 얇은 팔방미인입니다. 아, 거기에 소니 특유의 노이즈 캔슬링이 기능이 있다는것도 큰 장점이 됩니다. 최고의 MP3p 머신이 될수 있지요. 단점이라면 부팅 속도가 무지하게 느리고, 카메라의 고감도 노이즈 억제가 아이폰4보다 후달린다는거, 셔터 버튼이 무겁다는것 정도네요. 쓰면 쓸수록 진가를 느낄만한 폰인데, 스크린샷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누가 엑스페리아 아크에 대해서 물어봤다.. 하면 "내가 사고 싶어한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애플이 싫지만 안드로이드는 못생겼어- 이럴 경우 엑스페리아 아크가 아주 좋은 대안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짧은 기간동안 대여해서 진행하였고, 그나마도 개통 안된 폰이라 Wifi를 통해 연결해서 사용했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아무것도 다운받을 수 없었기에 해본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스크린샷은 한장도 없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ps. 소니에릭슨 하면 전함님 기억하시는 분 많죠? 저번에 MBC 뉴스에 나왔다가 완전 초 인기녀가 된 그분..

이름도 특이하고, 엄청 예쁜데 차는 무려 제네시스를 끌고 나와 지금은 디씨 맛갤의 고정짤 내지는 아이돌이 되어버린 그분.. 물어보니 소니에릭슨의 인턴 직원이었다는군요. 지금은 인턴 기간 끝나 퇴사하셨고, 마음고생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정직원이었으면 간담회에서 볼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소니에릭슨 인지도의 70%는 전함녀에게서 나온건데, 진심으로 보고싶은 분이었답니다. 모쪼록 어디 가서든 성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