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소니

소니 엑스페리아 플레이, 과연 괴작이 될까 명작이 될까?

MIRiyA☆ 2010. 12. 23. 11:26




거의 1년 전부터 플레이스테이션 폰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더니, 근래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소니 에릭슨의 새 휴대폰, Xperia Play(엑스페리아 플레이)에 대한 정보가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 발표되고, 4월쯤 출시 예정이라는데.. 이 녀석의 특징은 휴대폰에 PSP같은 조이스틱이 달려있다는겁니다. 비록 아날로그 조이스틱은 없지만, 십자키와 ○□△Χ 버튼이 달린 외관만 보면 영락없는 PSP입니다. 이것만 보면 뭇 게이머들의 환심을 살 것 같지만 문제는 알맹이, 즉 컨텐츠입니다.




문제는 컨텐츠 



현재 다들 알다시피 안드로이드폰은 게임이 아주 약합니다. 고로 지금 저렇게 십자키와 기능키를 때려박아도 아무짝에도 못쓴다는거죠. 안드로이드 게임이 많이 나오더라도 다들 터치스크린 기반의 조작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안드로이드용 게임 할거면 저런 조이스틱은 필요 없습니다. 고로 얘들이 단체로 미쳐서 화려하게 망해서 역사에 길이 남기 위해 내놓는다기보다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 믿는 구석이라 함은 아마 PSP Go에 들어갔던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일텐데요, PSP용 게임들을 이 엑스페리아 플레이에서 wifi 등으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요게 가능해진다면 이 폰의 존재감은 확실해집니다. 게임이 후달리는 안드로이드폰 + 막강한 게임 컨텐츠의 PSP라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죠.


다만 480x272 해상도의 PSP 게임을 854x480 해상도에서 돌릴때 화면 뭉개짐이 좀 걱정됩니다. 이 부분은 아마 애초에 854x480 해상도의 엑스페리아 플레이 전용 게임이 나오는 식으로 대체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기 PSP도 이 해상도로 나오는거구요. 솔직히 요즘 시대에 480x272 해상도를 4.3인치 액정에 뿌려주는 PSP Go는 완전 돌도끼 수준이잖아요. 아이폰4는 960x640 해상도를 3.5인치에 쑤셔박을 정도인데. 시대에 맞지 않는 하드웨어 스펙입니다.


그 외에 궁금하거나 우려되는 점은.. 저것의 구현 방식입니다. PSP 게임을 포팅했다면, 아마 저 폰 내부에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앱이 들어있을거고, 그걸로 게임을 내려받아 돌리는 방식일텐데.. 그렇다면 다른 휴대폰에서도 저걸 해킹해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을지.. 예를 들어 옵티머스 Q 같이 키패드가 있는 휴대폰에 포팅해버리는 근사한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다는거죠. 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대비를 하고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해커들은 안되는걸 되게 만드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변태들이고, 제가 해커라도 이건 해보고싶은 일일테니까요.. 


아무튼, 엑스페리아 플레이에 진짜 PSP 게임이 돌아가서 명작으로 길이 남고 꾸준히 후속 기종이 나오기를 빕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 대책없이 버튼만 달고 나온 기기라면 하드웨어만 만들어놓고 할게 없는 대표적인 망작 사례로 기억되겠지요.




갤럭시S와 자이로 센서


삼성 갤럭시S가 출시 초기에 6축 자이로가 달린다니 소문이 있었죠. 실제로 미국 AT&T 출시판 갤럭시S인 캡티베이트와 스프린트 출시판 에픽4G에는 자이로 센서가 들어갔습니다. 근데 뭐 어쩌라구요? 들어가기만 들어갔지 존재감이 없습니다. 기껏 넣어놓은 자이로센서는 어디 사용하나요? 그거 지원하는 게임 봤습니까? 자이로 지원은 커녕 제대로 된 3D FPS 게임도 안나오는 판에 자이로 넣어서 뭐 하자는건가요? 


자이로스코프가 제대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됩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OS 자체에 자이로스코프 지원이 들어간건 이번 2.3 진저브레드부터입니다. 애초에 쓰지도 못할걸 넣었다는겁니다. 그럼 결론은 뭔가요? 통신사의 요청으로 자이로스코프를 넣었다는데, "6월달에 발표된 아이폰4에 자이로스코프가 들어갔다니 7월달에 발표할 우리도 넣어줘" 이런 식이었겠죠. 스프린트나 AT&T도 정말 대책없는 양반들인가봅니다. 아니면 출시 후 최소 1년은 지난 후에 써먹게 될것까지 예상을 했다던가요. 근데 어쩝니까.. 미국판 갤럭시S인 에픽4G는 12월 26일이나 되서야 프로요 업데이트가 되는걸요. 과연 진저브레드는 언제-_-;;


결과적으로 자이로 센서는 넣었지만, 활용할 컨텐츠도 없는 상황이고, OS 자체적으로도 지원이 안되니 애초에 자이로 센서 탑재는 그냥 하드웨어만 들어간 스펙질 뻘짓이 되었던 셈입니다. 이런 상황을 위에서 소개한 엑스페리아 플레이가 곱씹어나가지 않길 바랍니다. 자이로 센서야 코딱지 좀 큰거 만한거니 무시한다 치고, 조이스틱 탑재는 덩어리가 너무 크잖아요.




미래에 예상되는 무리수


각 회사마다 여러가지 제품을 기획하고 있겠습니다만, 저는 대충 아래 3개 정도의 무리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1. 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가정용 스마트 TV

2. 3D 액정과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

3. 프로젝터를 장착한 스마트폰


1번은 예전에 적은 바 있지요. 거대한 화면에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병신같은게 아마 한두개 나올겁니다. 화면이 작아지더라도 이건 좀 삽질이죠. 애플이 지네 애플 시네마에 왜 터치스크린 안달고 매직 트랙패드같은걸 따로 만들어서 책상에 깔겠어요? 들고 휘저으면 팔 아프니까 그렇죠.


2번은 요즘 트랜드인 3D 기술을 TV, 모니터, 노트북에 이어 스마트폰에 넣는다는건데.. 뭐 다 좋단 말입니다. 3D 카메라 역시 여러 회사에서 아주 일찌감치부터 나오고 있던거고, 그걸 3D 액정으로 보여주니 짝도 잘 맞죠.. 근데 그걸 받쳐주는 컨텐츠가 있어야 저 위에 자이로센서짝 안나는겁니다. 맨날 지가 찍고 지가 볼거면 이번에 나온 소니 TX9 같은 싱글렌즈 틸트 3D 카메라로도 적당히 갖고놀 수 있습니다. 이게 나온다면 요걸 받쳐줄 영상 컨텐츠가 뒷받침되어야할겁니다.


3번의 경우, 삼성이 근래에 내놓은 피처폰에 프로젝터를 집어넣었죠. 웬 뻘짓인가, 그럴싸한데 등의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근데 이게 스마트폰에서는 은근히 좋을수도 있어요. 피처폰에 비해 오피스 파일의 열람과 편집이 훨씬 좋아진 스마트폰이라 궁합이 잘 맞는단 말입니다. 들고다니면서 PT할때 바로 쓸수도 있고, 요걸로 침대에 누워 벽에다 쏘면서 영화 볼수도 있고.. 가격과 판매량이 관건이겠네요.


뭐 여튼 썰풀기는 이정도에서 마치겠습니다. 맨날 글이 길어지네요.

엑스페리아 플레이가 진짜 PSP 게임이 안들어간다면 아마 저 3대 무리수중 으뜸으로 넣을 수 있을거고, 화려한 실패사례로 남을겁니다. 다만 그 회사 직원들이 이런 당연한걸 모를 리가 없으니 기대하는거구요. 혹시 모르죠. 앞으로 모든 PSP 라인업에 휴대폰이 통합되서 나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