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음의 새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인 '요즘'을 이용해보고 있는데,
기존 트위터의 안좋은 부분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트위터의 경우 140자 글자 제한이 있어서 뭔가 링크를 걸 때 링크 주소가 길 경우 글씨 쓸 공간이 부족해지거나 아예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가령
이런 링크는 트위터에 올릴 수 없었던거죠. 그래서 생겨난게 주소 축약 서비스들입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죠.
bit.ly라던가 이런 주소들 트위터에 자주 보이잖아요. 트위터가 링크 주소를 글씨 제한에 포함시켜버리니까 고육지책으로 짧은 길이로 링크 주소를 줄여서 리다이렉트 해주는 서비스가 생겨난겁니다. 이게 트위터 안에서는 주소 길이가 짧으니 글 쓸 때 좋습니다. 하지만 주소를 보고 목적지를 미리 확인할 수가 없지요.
이렇게 적으면 아아 저거 다음 블로그의 미리야 쪽으로 연결시키는거구나 하고 예상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적으면 저게 당최 뭔지 알수가 없는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위장 피싱 사이트의 주소를 주소 축약으로 위장 한 다음, 트위터에서 피싱질을 한거죠. 마치 트위터 로그인창 마냥 행세를 해서 트위터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뜯어낸겁니다. 이건 개인이 조심할 문제라 치고, 트위터는 왜 이런 허공에 삽질을 여태 방치하고있냔 말이죠. 이게 큰 회사의 곁다리 업체 먹여살리는 생태계라면 정말 할 말 없습니다.
미투데이의 경우,
요즘 "이 블로그":http://blog.daum.net/miriya 자주 들어가요
이런식으로 적으면,
요즘 이 블로그 자주 들어가요
라고 링크가 생깁니다. 그러면서 링크 주소를 넣는데 필요한 "":http://blog.daum.net/miriya 를 글 길이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최소한 미투데이 이용하는데 있어 이걸로 인한 글씨 길이 제한 같은 불편은 없습니다.
근데 트위터 따라서 만든 다음의 '요즘'은 미투데이 같은 링크 입력 방식을 트위터의 안좋은 점에 결합해서 만들었더군요. 가령 제가
2006년 벨로루시. 인터넷으로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집회를 제안. 경찰은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민을 연행. 몇 개월 후, 이번에는 광장에서 '서로 미소를 보이며 걷자'는 제안. 역시 경찰은 웃으며 걷는 시민을 연행.
이 글에
이 링크를 걸려고 했습니다. 근데 링크를 걸었더니만 요즘이 무슨 짓을 해버리냐면,
2006년 벨로루시. <인터넷으로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집회를 제안. 경찰은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민을 연행. 몇 개월 후, 이번에는 광장에서 '서로 미소를 보이며 걷자'는 제안. 역시 경찰은 웃으며 걷는 시민을 연행.: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401110136§ion=03 >
이렇게 바꿔버립니다. 미투데이랑 비슷한데 "글:주소"를 <글:주소>로 보여주는게 다르죠. 근데 어이없게 링크 구성요소로 넣은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401110136§ion=03> 라는 텍스트의 길이를 고스란히 글 제한에 반영해버립니다. 그러다보니 -63이라고, 글씨 길이 제한 걸려버리지요. 미투데이처럼 텍스트에 링크 걸 수 있도록 해놓고 링크 길이를 글 길이에 반영해버리는 불편을 강요하고있는겁니다.
그래놓고서 다음이 내놓은 대안은 durl.me 라는 자기네 주소 축약 서비스입니다. 긴 주소를 집어넣으면 durl.me로 자동으로 바꿔주는거죠. 왜 이 짓을 할까요? 이 글을 보면 알다시피, 다음은 주소 축약 서비스로 모은 링크 정보를 갖고 검색 장사를 하려는겁니다. 요즘이라는 서비스 안에서만 수집한 주소는 부족하니까, 요즘으로 durl.me를 국내의 대표적인 주소 축약 서비스로 띄운 다음, 국내 인터넷 서비스에서 도는, 특히 트위터 등지에서 도는 주소들을 긁어다가 검색장사 하겠다는거죠. 달리 말해서 요즘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durl.me 를 띄우겠다는 말이랑 같습니다.
이게 뭐랑 같냐면요, 예전에 다음 카페에 블로그고 플래닛이고 지식인이고 덕지덕지 붙여서 서비스 초기 부양에 사용하던거랑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지금 SK컴즈가 네이트온에 이것저것 기생시키는것처럼요. 잘 나가는 서비스 있으면 기생시켜서 힘을 얻게 하는건 합리적이지만, 정작 그 서비스 사용하는 사람들이 피해보는건 맘에 안드는 노릇입니다. 요즘엔 다음이 네이버보다 나쁘게 보입니다. 최소한 옛날에는 다음이 착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쓸데없이 집단을 하나의 객체로 생각했나봅니다.
글씨 크기 씹히는것도 대비 못했을 만큼 어설프게 기획했을까요, 아니면 주소 축약 띄우려고 일부러 불편을 준걸까요.. bit.ly 들어가보면 해당 주소로의 클릭 수와 조회수 등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의 발전은 뭐 좋다 이겁니다. 근데 최소한 기존 서비스 이용자들이 불편 겪지 않도록 장치를 제대로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가령 링크 주소를 글 길이에 반영시키지 않는다던가, 링크에 마우스를 올리면 해당 글 주소의 글 제목을 연결시켜준다던지요. 이거 참조.
전 더 이상 다음의 서비스들에 실망하고싶지 않습니다. 곧 글로 쓰겠지만 요즘 아주 전방위로 다음 서비스들에 뒤통수 맞고 실망중입니다. 블로그의 경우, 최근 일주일동안 써온 날씨 위젯 배포 글의 밑둥이 송두리째 날아가버린 경우가 있고(지금은 복구해줬음), 에디터가 계속 불안하고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며 앞으로도 빨리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거.. 신뢰도가 무한히 0에 수렴합니다. 지금 글 쓰는 이 순간에도 소스가 얼마나 꼬이고 있을지 걱정됩니다.
그리고 카페의 경우 8년동안 운영해왔고, 회원수는 거의 100만에 달했으며 운영에 대한 책 까지 한권 냈는데 이걸 한 악성 회원의 반복된 신고를 받고 블라인드(2주후 폐쇄)까지 걸어버린 어이없는 상황.. 그때는 기분이 어땠는줄 아시나요? 한남동 다음 사옥 회전문에 몸을 끼우고 드러누운 다음, 날 밟고 지나가라고, 배 째라고 진상부리고 싶었습니다. 고작 타 사이트 링크를 대문에 건다고 일주일이 멀다 하고 경고 메일 보내고, 사업자 등록번호를 올려라, 뭔 링크를 내려라 게시판명을 바꿔라 참견하고 간섭하는, 그리고 종국에는 블라인드까지 거는 다음 카페.. 네이버 카페에선 그동안 알바 삼아 휴대폰 공동구매 카페 운영도 해봤네요.
결국 카페는 이미 일주일에 한번꼴로 들어갈까 말까 할만큼 정 떨어진 상태고, 블로그도 이대로면 외도하다가 조만간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진짜 제 인생 인터넷 생활 전체를 다음의 서비스들을 이용하며 채워왔지만, 요즘엔 너무 힘듭니다. 서비스가 발전하는 속도가 너무 늦고, 제 기대랑 상관 없이 움직여가고,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고, 계속 절 실망시킵니다. 다음이 요즘에 지도나 모바일 관련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것 같아 기쁘지만, 이용자를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는, 이젠, 네이버만 못한것 같습니다. '선함'과 '정'의 포탈로 기억하던 다음.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씁쓸하네요. 이대로 있으면 전 싫은소리만 하는 불평쟁이로 기억될거고, 필요 이상의 애정과 간섭은 집착이겠죠.
아 다음!
주소 축약 서비스부터 시작하여 괴변을 늘어놓고 나쁜놈 하나 만들어 놓은것 같지만 확실한건 제가 많이 서운한 감정을 느낀다는겁니다. 리소스가 부족하다 리소스가 부족하다.. 이해하고 이해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많이 뒤떨어진 느낌. 뒤떨어졌다기보단, 그보다 훨씬 강한 감정인 '불안함'.. 이걸 쓰고 있는 이상 언제 이게 날 다시 물어 뜯을지 모른다는 느낌. 더 미워지기 전에 화가난 감정을 추스리고 거리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