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뻘소리들

누가 네이버와 구글을 싸움붙였나?

MIRiyA☆ 2007. 5. 2. 20:39
요전부터 여러 일들이 일어나다가 급기여 네이버가 호되게 까이고있다.

필자는 뜨거운 욕탕에 발 담그기 싫으니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과연 구글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네이버를 이길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필자의 생각.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처럼 네이버는 주류, 구글은 니치로 남을거라는 예상.

신도 아닌 주제에 단정지어 말하거나 예상하는건 머리에 피도안마른 못된 놈이나 할 짓인데 필자가 그 수준을 못벗어나고있으니 무책임하게, 마음껏 예상을 이야기해본다. 뭐 권위가 있다거나 믿을만하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가볍게 보자.

 

일반 이용자의 인식

일단 둘을 비교하자면 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대한민국의 0.1%인 여러분과는 전혀 동떨어져있는 이용자들의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야 뭐 맨날 보고 들은게 있으니 구글을 페이지랭크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서버굴리고, 빠르고, 정확한 좋은 검색엔진이라 알고있고, 구글은 ‘Dont be Evil 참 착한 회사라고 알고있고, 현찰 3조원에 더블클릭이라는 회사 쇼핑해가는 빠방한 회사라고 알고있으며, 우리 블로그에 붙은 애드센스 광고비를 수표로 보내주는 참 좋은 회사라고 알고있을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어떨까?

이 뭐 구글이라는 외제 검색 엔진이 있는건 아는데 사이트 생긴건 뭔 만들다 만 것 같아, 검색 결과는 리스트만 주르륵 엄청 페이지만 많고.. 레이싱걸인 ‘이가나’라고 검색 해봐, 구글은 뭔 이상한 글만 다 갖고왔어. 기사에 블로그에 동영상에 다 섞여있으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리스트만 1,2,3,4, 엄청 길어. 미쳤냐 내가 이거 다 넘겨서 보게? 네이버 가서 검색하니 인물정보로 깔끔하게 이가나에 대해 설명해놨네. 너무 비교된다 그치?

이게 현실이다.

 

여태 주변 사람들이 구글이라는 회사를 알게된 계기는 구글의 다른 서비스를 통해 구글을 접한게 아니라 대부분 구글 검색을 통해서이다. 그래, 결국은 검색의 승부다. 다만 그 검색이라는게 ‘우리들이 아는 검색’과 ‘일반인이 아는 검색’이랑 다르다는게 문제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이 아는 검색’은 ‘말 그대로의 검색’이고, 일반인이 아는 검색, 혹은 네이버 검색’은 ‘그 검색’이 아니라는 사실. 웃기지도 않는 말장난이지만 대충 필자가 무슨 소리를 하려 하는지 어중간하게나마 이해가 될 것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천성이 귀차니스트고 구글처럼 막 던져주는 검색결과를 페이지 넘기면서 일일히 훑어볼만큼 시간이 넉넉치 않다.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 양 시간 투자에 인색하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맛깔스럽게 잘 포장해서 대령해주는데, 뭣하러 구글을 이용하나?

 

여기서 그 잘나고 위대하신 구글 검색은 한낱 니치 마켓으로 찌그러질 뿐이다. 대학생들 논문 검색하거나 외국어 자료 검색할 때 빼고는 어디 쓰나? damn이 무슨 뜻이더라? 네이버 검색하면 사전에 나와. 지하철 노선도가 보고싶은데? 네이버에 치면 나와. 군산 선유도랑 서울 선유도는 뭐가 다르지? 네이버에 치면 지식인에 누가 질문해놨을걸? 아이쿠 25곱하기 7이 뭐더라? 네이버에 치면 계산해줘. 이러니 게임이 되나?

 

그나마 국내 포탈이랑 가장 비슷한 야후나 MSN도 국내에서 이렇게 설설거리는데 구글같이 쌩뚱맞은게 알몸으로 휘이익 들어와서 네이버랑 자웅을 겨루며 국내 인터넷 패권을 잡기 위해 잘도 으르렁거리겠다. 이건 회사 자체가 대단하고 돈 많고 힘 세서 될게 아니라 국내 인터넷 구조 문제다. 구글 참 대단하고 돈도 많고 힘도 세다만 저들이 들어와서 네이버 등에 하이킥을 날리기에는 국내 포탈들이 이뤄놓은 구조가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샌드백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구글의 검색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메이저가 되기에 아주 힘든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가진, 내세울만한 잘난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까? 닥스, 맵스, 리더, 지메일, 알려지기에 잘난건 아주 많다. 근데 이게 다 누구에게 잘났나? 다음 카페, 네이버 지식인등에 비견될만한 대중적 파워를 가진 서비스가 있나? 아니면 ‘가질만한’서비스라도?

 

구글 닥스?

개인적으로 라이틀리때가 더 좋았지만 닥스도 괜찮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카페에 구글닥스를 빌트인하여 위키처럼 활용하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있으며, 요즘에는 그 대안으로 스프링노트를 눈여겨보고있다. , 그럼 구글 닥스가 한국에 들어와 신나게 마케팅을 한다면? 네이버가 얼마전부터 제휴하기 시작한 한컴 싱크프리의 활용 여하에 따라 충분히 방어할 여지가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기존 데스크탑 오피스와의 싱크로율은 Google < Zoho < ThinkFree 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싱크프리가 강력하다는 뜻이며 네이버와의 제휴로 시너지효과를 낼 만한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일단 현재 구글 닥스에 대한 일반 이용자의 인식은 아주 아주 아주 저조한 편이다. 만약 오픈마루의 스프링노트를 네이버지식인만큼이나 하악하악 하면서 이용자들이 사용해준다면 네이버가 목숨걸고 싱크프리 한글화해서 어디든 집어넣겠다. 아무튼 네이버가 구글 닥스에 대해서는 할만한 액션이 아직 많다.

 

구글 맵스? 구글 어스?

이건 어차피 네이버가 절대 따라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건 보다보면 질린다. 하루 죙일 미국 애드워즈 공군기지에 F-16 숫자 셀 일 없다. 철저히 다수만 공략하는 네이버가 관심가질 필요는 없다. 그냥 지금 있는 로컬 지도 서비스만 잘 보강하면 될 일. 세계적인 스케일의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기업이 할 일이다. 단 구글이 구글맵스나 구글어스로 뭘 시도하느냐에 따라 스텝은 달라진다. 현재 나와있는 매쉬업들중 구글맵스에 묻어가는 매쉬업이 가장 많은걸로 알고있고, 구글쪽에서도 많은 생각을 짜내고있는걸로 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용자들은 국내 지도 볼때는 국내 포탈의 지도를 볼거고, 세계적인 정보를 원한다면 구글을 이용할것이라는 것. ‘구글에는 이런것도 있어요! 이외의 의미는 없다.

혹시 모르지, 근미래 구글이 자신들의 번역 서비스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언어장벽을 다 부숴버리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구글 어스를 이용한다면 모르겠다.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구글 리더?

뛰어난 RSS구독기인 구글리더는 필자가 Omea를 이용하기 전에 주로 쓰던 RSS리더였다. 몇가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많은 서비스다. 일단 이놈의 미래는 좀 쌩뚱맞지만 MS의 수에 달려있으렸다. IE7과 비스타의 ‘RSS 대중화 행보’에 따라 구글리더가 이리되고 저리될 수 있겠다. 아직 일반인들의 RSS에 대한 인식 수준은 형편 없으며 ‘RSS구독’이라는 개념을 짧게 설명하기도 만만치 않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힘든 RSS구독의 장점. 구글 자체적으로 마케팅파워를 동원해 억지로 국내 유저의 인식 수준을 향상시킬수는 있겠으나 일단은 남의 회사(MS)의 스텝을 보고 묻어가는게 저렴하게 치이며, 굳이 돈 퍼부은 만큼 가치를 할 것 같지도 않다. 게다가 웬지 구글리더 쓰라고, RSS좋다고 마케팅하는건 추해보이지 않나. 이상한 상상이었다. 일단 구글 리더는 당장 급하지 않으며, 개인도 자기 블로그에 RSS리더를 만들어 다는 판에 네이버 정도의 개발력이면 RSS리더 따위는 순식간에 만들것으로 예상한다. 당연히 철저한 벤치마킹과 그들 특유의 재포장이 뒤따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G메일.

일단 G메일의 태그 분류방식은 여태 경험해왔던 폴더식 메일 시스템과는 엄청난 차이가있다. 일단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일일히 적응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진입 장벽을 만든다. 폴더에 차곡차곡 정리하는것에 익숙한 이용자들. 그들은 아마 지메일을 써보면 마치 메일을 쓰레기통에 모조리 쌓아두는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나중에 찾을 때 검색해서 하나하나 꺼내자 그거지.

용량? 야후도 이번에 무제한 용량을 시작한다니 G메일의 그것은 더 이상 최강이 아니다. 메일 서비스는 필자가 모르는 엄청난 기술적인 고려요소와 특유의 성질이 있겠지만 다음 카페도 잠정적으로 100GB씩 퍼주면서 ‘용량 달리기’에 나선 판에 무제한 메일 용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지 메일 계정의 파일 창고화는 최대한 막으려고 하겠지.

또한 G메일의 진수는 용량이 아니라 검색에 있지만 그건 표면상으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용자들의 고려 요소의 첫째는 용량과 안정성, 그리고 무엇보다 ‘쓰던거 계속 쓰지 뭘..’이 될 거고, 거기서 검색의 유용성은 선택 기준에서 크게 묻히게 된다.

무엇보다 여기 집중할 필요가 없는게, 이미 포탈들은 메일 서비스 경쟁에 그리 열을 안올리고있다는거.

 

네이버는 샌드백이 아니다. 맞고만 있지 않는다. 상대가 지를 때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구글 코리아가 정식 출범해서 마케팅을 시작하면 당연히 네이버도 견제 들어간다. 다음이 티비팟 개편할 때 네이버는 메인 페이지 여러군데를 할당해 줄기차게 플레이 홍보를 했다. 구글 같은 거물이 움직이는데 가만히 있을 네이버가 아니다.

 

 

누가 구글과 네이버를 싸움붙였는가?

, 앞에서 다소 발전적이지 못한 이야기들을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누가 구글과 네이버를 싸움붙였는가? 왜 구글은 네이버를 이겨야 하는가? ?

동양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코에 피어싱하고 침 질질 흘리 괴물인, 한국의 웹을 엉망 진창으로 만드는 괴수인 네이버를 서양에서 온 붉은 망토 걸친 300인의 몸짱, 정의의 사도인 구글이 몰아내야 하나? versus 구도가 재미있긴 하지만 도가 지나치다.

일반인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 쌩뚱맞은 검색과 여타 서비스를 가지고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건 어떤가? 가령 구글이 네이버랑 제휴한다던가. 일단 현재까지 상황으로서는 구글이 네이버를 누르고 한국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필자는 앞으로 몇 년간 구글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볼 것이다. 한국이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일지 그게 궁금하다.


 

 




Ps. 그나저나..

‘여러분의 컴퓨터에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 Google 패키지를 다운로드하세요.

이건 뭔 바보 같은 문장인가? 참 이런 걸 보고 잘도 다운받고 싶어지겠다. 구글 한국지사 설립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이 어눌한 번역투 분위기의, 이상한 느낌의 문장들을 모두 뜯어고치는 일이다.


Ps2.

구글을 씹자고 쓴 글이 아니고 네이버를 비호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과연 일반 이용자들에게 구글이 와닿는가, 구글과 네이버는 싸워야만 하는가가 주제다.





다음 포스팅은 아마도 다음 카페에 대한 내용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