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같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역무원에게 제지를 당했다.
“이 시설은 군사보호구역이므로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난 이게 뭔 오산 공군기지 근처 철조망 앞에서 초대형 600mm 단렌즈를 들고 어슬렁거리다가 들은 말인가, 귀를 의심했다. 지하철이 평소에는 시민의 발 노릇을 하지만 전시에는 대피 시설 및 물자 이동로로 사용되는걸 나도 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만명이 이용해서 닳고 닳은 개찰구 사진을 찍는다고 제지를 받으니 이게 대체 무슨 융통성인지. 당신한테는 군사 보호구역이겠지만 이거 사용하는 시민들은 닳고 닳은 생활의 공간이다. 헛소리다. 정말 헛소리다. 사진으로 찍어갈거면 이미 한참 전에 찍어가고도 남았지.
코엑스에서 에스컬레이터 사진 찍을때도 그렇고, 천지에 사람 귀찮게 하는 것들 투성이다. 큰 카메라 들고 찍으면 수상해보이나. 아예 내가 지하철 내부 터널로 들어가 터널간 내부 통로 등을 찍었으면 제지 당해도 할 말 없다. 너무 한가해서 뭔가 튀는게 보이면 죄다 참견하고싶나.
요즘 청와대 상공도 구글어스에 찍혀 나오는 판에 지하철 개찰구 시민의 일상 찍는다고 제지 받으니 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럼 초반부에 부평역이 무대로 나온 ‘엽기적인그녀’ 같은 영화는 스파이필름인가. 진짜 어이없다. 그냥 할 일 해라. 심심해서 곳곳에 시비거는거 티 내지 말고.
젠장 별 어이없는 꼴을 다 겪네. 지하철 역 안에서 사진찍었다고 뭐라한다.
혹시 전쟁이 벌어지면 개찰구 안에 들어있던 K-2 소총이 튀어나와 요새화된 지하철에 침입을 시도하는 적들을 적외선 센서로 추적하여 자동 사격하는건가? 국내 도담 시스템즈의 aEgis 시스템이 상용화 된 상태인데 이게 지하철 개찰구에 적용되었나보군! 어이구 그러신가봅니다? 정말 후덜덜한데 사진 찍지 말아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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