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

FC7과 PX100

MIRiyA☆ 2006. 8. 10. 05:02

 

나의 귀 모양이 GG인지라 이어폰을 끼고 폴짝폴짝 뛰면 쏘옥 빠져버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천상 일반형 이어폰은 끼지를 못하고 커널형 이어폰으로 귀마개처럼 꽂고 다니거나

 

클립형 이어폰으로 귀에 걸고다녀야 한다.

 

커널은 그때 내가 존재 자체를 몰랐고, 클립은 초고속 인터넷 깔면 주는 싸구려 저질 클립형 헤드셋을 써보고 완전 질려버렸다. - 그거 있지 않은가.. 클립으로 귀에 걸면 안경끼기 난감하기도 하고, 음이 밖으로 새고.. 덜렁덜렁거리고.. ㅉㅉㅉㅉ

 

 

결국 대안은 바로 아웃도어용 헤드폰.

 

집에 있던 구형 파나소닉 헤드폰을 끼고 다녔는데, MT 갔다가 토해서 완전 오염, 으악!

 

그거 씻어서 잘 말려놨더니 다음날 선배가 밟아서 우지직..

 

그녀석 잘 분리해서 동그란 유닛만 살린 다음 5밀리미터짜리 굵은 철사를 꽂아 꼬아서 빈티지 모드로 개조해서 쓰다가 결국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하고 

 

5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처음 장만한 헤드폰이 바로 FC7이다.

 

당시에 뭐 헤드폰에 대해 뭣도 몰랐던지라 모양만 보고 "오-! 지름신 강림!" 하고 사버린 녀석.

 

내 IFP-799 엠피에 꽂아 잘 듣고 다녔건만...

 

엠피와 함께 도난당하는 최악의 사태를 겪고야 말았다.

 

 

결국 급을 한단계 낮춰서 FC5를 사버렸다. 하얀색.

 

처음 봤을때는 하얀게 아주 이뻐보였는데, 얼레 이거.. 정작 머리에 쓰니 이상해보인다.

 

뭐 나는 남눈 신경 안쓰고 머리카락 호일펌으로 볶고 다니니 그냥 잘 쓰고 다녔다.

 

처음 써보니 FC5의 저음이 FC7보다 오히려 나은듯 한 기분이었다. - 뭐 그래도 거기서 거기지만..

 

아.. 근데 이놈 쓰다보니 중간에 꺾이는 부분.. 금이 살살 가기 시작하더이다.. 덜덜..

 

어느날 머리에 쓰려고 당기니 (뚜욱!) 하면서 부러지고 말았다....

 

아따 인생이 시트콤이냐...

 

 

문방구에서 여러 모델중 그럭저럭 (동급최강)의 스펙을 가진 커널형 이어폰을 한놈 사왔다.

 

그.. 커널형 이어폰을 써보니 안좋은점..

 

역시 싸구려라 그런지.. 커널 입구쪽에 푸른 녹이 묻는다-_-; 마치 안경의 때처럼..

 

귀에 끼고있으면 땀이 찬다. -_-;

 

싸구려 모델이라 고음과 보컬은 뭉개버리고, 저음은 없다.

 

뭐 슈어같은 회사의 오십만원짜리 커널 이어폰이랑은 비교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좀 아니다 싶었다.

 

 

음질이 떡이라는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FC7 구입.

 

 

어떤 블로그에서 퍼온건데, 사진 참 잘찍었다.

FC7 SV(은색)는 이렇게 생겼다.

 

 

정품 샀다가 보증서 잃어버리고 수리도 못받은 FC5의 경험을 살려 FC7은 과감하게 내수로 사버렸다.

플러그가 금도금이라 왠지 맘에든다. 선은 중간에 하나 뽑을 수 있게 되어있다.

 

필자의 N10같은 목에 걸고다니는 이어폰에 딱이다.

 

 

캐링 케이스는 정품이 아니라 그냥 이어폰 샵에서 파는거라고 한다.

유닛에 겨울용 털을 끼우면 겨울에 매우 따뜻하다.

 

친구놈이 음질 나쁘다고 계속 강조를 했건만,.. 나는 이녀석을 사버렸다.

이유? 치워라, 아웃도어용으로 쓰고다닐건데 뽀대가 80%를 좌우한다.

목에 걸어도 멋지고 귀에 끼고다녀도 멋지면 된다.

녀석이 추천해준 다른 모델은 폼이 안난다. 디자인상 FC7을 능가하는 녀석은 없다.

 

어라.. 근데 이거 도착한 다음날 헤드폰이 하나가 더 도착했다.

부러진 내 FC5를 눈여겨본 아버지가 선물해주신것이다. - 거참 타이밍 안맞네그랴..

 

 

 

 

 

바로 이녀석. 젠하이저의 PX100이다.

 

유닛 크기는 FC7보다 훨씬 작다.

 

FC7 처럼 비닐 박스에 헤드폰만 쏙 들어있는게 아니라, 접어서 보관하는 안경집같은 케이스도 준다.

 

 

아버지가 준 선물인데 썩혀둘수도 없지 않은가?

 

둘의 스펙을 비교하니 확연히 다른 부분이 있다.

 

그래, FC7은 밀폐형이고 PX100은 개방형이다.

 

 

FC7을 끼고 음악을 들을때는 임의로 외부와 소리를 차단해 옆사람 떠들던 기차가 지나가던 상관 없이 내 음악만 들을 수 있고, 타인도 내 헤드폰에서 나는 소리를 못듣는 대신에, 오래 들으면 귓바퀴가 눌려 아프다는 점.

 

PX100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 옆에서 떠드는 소리와 음악 소리가 합쳐서 들린다는 점..

소리를 크게 하면 헤드폰 밖으로 소리가 마구 샌다는 점..

반대로 말하면 조용한 실내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귀에 압력이 거의 가해지지 않아 착용감이 매우 좋다는 점...

 

이것이 이 둘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큼직한 유닛 크기와 반짝거리는 외형, 차음성이 좋은 밀폐형 구조라 아웃도어용으로 FC7 낙점.

귀가 편안하고 음질이 상대적으로 좋아 노트북에 꽂아 감상용으로  PX100 낙점.

 

 

부실한 외관에 비해 PX100의 저음이나 음의 벨런스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고,

FC7은 번인을 꽤 오래 해야 하는지 음이 마치...

땡감을 먹다가 혓바닥 사이사이에 이물질이 끼어 떫은 맛을 느끼는것처럼..

음의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음은 FC5보다 못한듯 하고...

 

뭐 일단 생긴게 멋지니 당분간 너는 나 잠잘때 이불속에서 혼자 번인하며 도닦아야겠다.

번인이 다 되면 예전에 도난당한 FC7 처럼 좋은 소리를 들려주리라 믿는다.

지하철에서는 너밖에 믿을녀석 없다.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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