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카메라 정보

나의 끝없는 카메라 기변의 역사

MIRiyA☆ 2010. 10. 1. 11:30

제가 그간 카메라를 많이 바꿔왔습니다.


2005년에 대학교 들어와서 펜탁스 OptioX 사용하다가, 선배 사용하던 EOS 30D 써보고 처음으로 DSLR을 손에 잡아보게 되었지요. 아무것도 모르던 그 당시에 DSLR이 얼마나 엄청나게 와닿았던지.. 그 거대한 크기, 그린모드로 찍어도 잘나오는 대단한 화질하며 떨어뜨리면 정말 등록금 깨야할것 같은 느낌..




2007년에 알바비 모아 구입한 K100D로 입문했고, 6개월간 한 1만장 넘게 찍은 다음 친구에게 팔았습니다. 이 당시가 아마 제일 신나게 사진 찍었을때인것 같아요. 오로지 취미용으로요. 이 카메라의 경우 현재 중고로 20만원대에 렌즈 합쳐서 구할 수 있는 아주 저렴한 기종이고, 손떨림 보정 기능이 바디에 내장되어 있어서 가격대 성능비가 아주 높습니다. 다만 붉은색의 계조가 약해서, 붉은 색을 촬영하면 색이 좀 뭉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광량 AF도 참 느리고 못잡았지요. 촬영시 커스텀 화이트밸런스를 아주 잘 잡아주고 시작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여자친구가 같은 기종을 사용중입니다. 이 야생마 같은 기종으로 사진 잘 뽑아주더군요..




K100D 팔고 2008년 중반까지 K10D 그랑프리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구입해 업무용으로 2만 5000장 찍고 거의 전투형이 되어 60만원에 넘겼습니다. 이 기종은 당시 펜탁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였지요. 니콘으로 따지면 D3/D300 나올때 느낌이 펜탁스의 K10D/K100D 느낌이랑 비슷할겁니다. 그만큼 대단했습니다. 완벽한 세로그립 싱크로, 백두산에 갖고가도 끄떡 없는 방진방습, 예전 펜탁스 기종의 붉은색 떡짐 해결 등등.. 게다가격도 참 저렴했죠. 다만 사용할때는 업무 환경에서 많이 쓰다보니 저광량 AF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고감도 노이즈 역시 문제긴 문제지만, 아예 사진을 못찍을 지경인 AF는 더 문제였죠. 아마 이때 SLR클럽 펜탁스 포럼에서 AF 문제로 엄청 싸워댔을겁니다. K100D에 비해 색 떡짐이 거의 없어 실외에선 아주 좋은놈이었지만, 실내에서 주로 찍는 제겐 안어울리는 카메라였지요. 그리고 중간에 30D, 1D markII, D50, D70s 등을 겸사겸사 써보았습니다.




회사 기자분이 사용하던 30D의 AF는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AF 포인트 배치는 맘에 안들었지만 중앙부는 신뢰할만했고, 빠르기도 했지요. K10D는 절대 못잡을걸 아주 당연하게 잡아냅니다. 30D의 고감도 노이즈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저광량에서 피부 톤이 불그스름한 K10D랑은 완전 다른 노란쪽으로 발색이 나왔고, ISO1600에서도 맘놓고 쓸 수 있었지만 800만화소의 저화소라 디테일 면에서는 영 불만족스러웠습니다. 



1D markII랑 아빠백통 사용할때 AF는.. 뭔가 순간이동하는 느낌이랄까..  DA☆50-135의 느린 포커싱에 익숙해져있던 저는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AF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이 역시 800만화소대 바디라서 디테일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NX10이랑 함께 써보니 NX10 화질이 훨씬 낫더군요.. 1D markII의 저광량 피부 색감은 예전 30D의 색감이랑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D70s의 경우, 니콘의 AF, AF 해서 대체 어떨라나 하고 친구걸 빌려서 써봤는데, 명성보단 별로였습니다. 동일한 피사체에 맞췄을 때, 9개 측거점중 가운데는 잘 잡았지만 주변부 8개 측거점은 K10D만 못하더군요. 전 이렇게 가운데 측거점만 크로스센서인 기종들을 '젖몰린 바디'라고 부릅니다. 화질의 경우 800만화소대 30D도 영 샤프한 느낌이 없었는데, 640만화소는 K10D보다 두세대 아래였지요. 디테일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화소 차이는 어쩔 수 없더군요.




결국 AF/노이즈 딸리는 K10D 팔고 넘어간건 S5pro입니다. 니콘 D200의 바디에 후지 SuperCCD 센서가 합쳐진 변종이죠. 근데 1000장 찍고 노이즈에 식겁해서 팔아버렸네요. 분명 실내에서 막찍어도 대단히 좋은 피부색은 한번 찍고 바로 놀라기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RAW 촬영시 극심한, 유래없는 끔찍한 노이즈 레벨 역시 놀라기 충분했지요.. 이 아래에서 DxO 자료로 보여드리겠지만, S5pro의 노이즈 보고 놀란건 역시 이유가 있었어요.. 아무튼 5Pro를 일주일만에 초스피드로 바로 팔았습니다.



오프로를 팔고 40D를 구입하여 2009년 말까지 업무용으로 2만장 찍었습니다. 아마 제가 가장 행복했던건 이녀석을 쓰던 시절인것 같습니다. 고감도 저노이즈도 훌륭했고, 상당히 노멀한 색감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뭐 가끔 ISO1600/2.8에 1/40초 나오는 초 극악 환경에서 호러블한 노이즈가 보일때는 "아.. 넌 이것밖에 안되니.. 여기가 한계니.." 하고 실망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정말 사진 잘 뽑아주었습니다. 캐논은 역시 결과물로 승부한다는걸 이해한 순간이었지요. 특히 감동했던건 극강의 AF였습니다. 9측거점 9크로스의 AF는 새벽 5시의 버스정거장 유리에 비친 희미한 모습에도 초점을 잡아주더군요. 렌탈 업체에서 D3랑 비교해봐도 오히려 더 빠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셔터 누를때 반응 속도 자체가 반스탑 빠르더군요. 당시에 렌즈군은 12-24, 30.4, 70-200/2.8L 이정도였습니다. 딱 좋았지요.




한참 40D를 오래 쓰다가, 몇가지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서 펜탁스 K-7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디가 너무 투박하다, 세로그립 만지면 찌걱거린다, 상단 인터페이스 맘에 안든다 등등.. K-7,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AF 때문에 떠난 펜탁스지만, 완벽하게 만회했더군요. new K 시리즈부터 펜탁스 저광량 AF는 더이상 버벅이지 않았습니다.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잘 썼습니다. 셔터소리는 아마 인생 최고였을듯. 조용한 셔터소리가 행사장 사진 찍는 제겐 딱이었죠. 게다가 영하 20도까지 보장하는 방진방습 성능, 풀 마그네슘 바디,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도 사이즈는 타사 보급기 사이즈- 바디 완성도에서 40D에게 불만족하던 부분이 모두 채워진놈입니다. 색감의 경우, 40D랑 유사하면서도 미묘하게 더 화사해서 맘에 들더라구요. 예전의 K10D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 맘에 들었지만 정말 도저히 얘를 못쓰겠다 싶은건 노이즈 문제였습니다. ISO400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노이즈에, ISO800부터는 노이즈 닌자를 무조건 돌려줘야했습니다.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지요. 3달 정도, 5000장 찍고 2010년 초에 팔았네요. 얼리어답터용 카메라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함께 NX10을 병행해서 5000장 정도 찍다가 함께 팔았습니다. NX10은 체험단으로 써본건데, 미러리스 카메라가 사진 잘 나올까~ 하는 편견을 일소해주었습니다. 특히나 그 선예도는 제가 여태 써본 모든 카메라를 통틀어 최고였습니다. 일단 뭐 렌즈 자체가 하도 잘 나왔고, 고화소 센서와 샤픈 잘 들어간 이미지 프로세싱이랑 맞물려서 최고의 결과물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싫었던건 그 AMOLED 액정. 대체 검정이 어디까지 검정인지 알수가 없었고, 찍은 사진보다 필요이상으로 과장되게 표현해주어 리뷰할때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팔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고감도에서 보이는 저채도 현상이었습니다. RAW로 촬영해도 남아있는 저채도는 니콘보다 더한 큰 문제였지요. 그리고 촬영 환경상 항상 고감도로 찍는 제게는 도저히 못쓸 포인트였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DSLR이 청색으로 표현하고있는 보라색을 거의 완벽하게 담아줍니다. 색감 하나는 잘잡았지요.. 그래서 제가 삼성 신센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K-7과 NX10을 팔아 D300을 구입했습니다. 캐논, 펜탁스 다 써봤으니 니콘도 써봐야지! 이런 마음이었죠. 저채도랑 주황색 피부톤이 무섭긴 했지만, 저는 주로 RAW 촬영을 하기 때문에 그냥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태 7000장 정도 찍고 있네요..  이 친구의 AF 성능은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않습니다. 전 D300의 AF가 40D보다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3D 동체 추적 능력은 대단히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만, 스틸샷 촬영할때의 반스탑 늦는 느낌, 그리고 주변부 측거점의 버벅임이 심하다는 느낌.. 알고보니 이놈도 젖몰린 AF더군요. 51개 측거점 중에서 크로스센서가 가운데에 세로로 19개가 배열되어 있어서, 저처럼 측거점을 이동해가며 찍는 스타일에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캐논과 펜탁스는 측거점 옮겨가며 찍기 좋지만, 니콘의 측거점들은 오로지 동체추적을 위해서 배치한 느낌입니다. 이번에 IE9 발표회때 85.8로 인물 상반신 찍으면서 느꼈네요. 주변부는 해도해도 너무 안잡힌다고.. 


노이즈의 경우, K-7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특성은 비슷했습니다. 저감도 노이즈가 보이는 점, 고감도에서 컬러노이즈는 안보이지만 지글지글한게 고만고만한 점.. 그리고 그 유명한 저채도 문제는 없다 하는 분은 끝까지 없다 하던데, 이건 애플빠가 아이폰4에 데스그립 없다 하는거랑 비슷한겁니다. 분명히 존재하는거고, 피할 방법은 있습니다. 허나 LCD로 리뷰할때 찝찝한 기분은 떨치기 힘들더군요.. D700은 펌업으로 나아졌다고 하는데, D300은 버린놈의 자식인지 그대로고. 그리고 써보고 확실히 깨닳은건데, 니콘의 색감은 제 취향이 아닌가봐요. 색감이 제겐 부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중간중간에 희한하게 원색이 튀는 느낌.



자.. 그래서 저는 다시 기변의 갈림길에 서버렸습니다. 이제 이것도 병인가 매번 되살려보는데, 고감도 노이즈나 AF나 색감이나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카메라는 40D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고화소였으면 좋겠고, 좀 더 고감도 노이즈가 좋았으면 좋겠고, AF 측거점은 대각선보다 십자형이었으면 합니다. 요즘 나온 기종들 보니 대단하더군요. 니콘의 저채도를 완전히 벗어버린 D7000, 소니 센서와 신형 AF센서로 판올림한 K-5,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A55.. 소니가 1600만화소 센서 내놓은 다음부터 APS-C 센서의 신세대가 열렸습니다.


뭐 여튼 장비병은 이정도로 하고.. DxOmark의 센서 비교자료 보여드리겠습니다.

DxO 자료들은 RAW 파일로 측정하는거라 JPG로 찍는 일반인들은 공감 안가는 부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99% RAW 촬영만 하는지라 이렇게 좋은 사이트도 없지요.

일단 아래 이미지를 쭈욱 봐주세요. 해설은 밑에 적겠습니다.





제가 초기에 썼던 K10D, 30D, S5pro를 비교해봤습니다.

Low Light ISO 항목을 보면, K10D가 522점, 30D가 736점, S5pro가 448점이죠? 이거 완전히 제가 사용하면서 느낀것과 동일합니다. S5pro는 완전 개떡이고, 30D는 놀랄만했고, K10D는 그냥 그랬다는 정도.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더욱 더 와닿습니다. Screen은 100% 확대해서 본거고, Print는 리사이즈해서 똑같은 사이즈로 봤을때의 느낌입니다. S5pro가 설설 기고 있지요.


이번에는 후기에 썼던 40D, K-7, D300을 비교해봤습니다.




40D는 703점, K-7은 536점, D300은 679점..

딱 정확하죠. 40D는 쓸만했는데 K-7은 도저히 못쓰겠다, D300은 K-7보단 낫지만 역시 못쓰겠다 정도.. 그래프 역시 K-7이 너무 바닥에 붙어있네요. 40D가 역시 근소하게 D300보다 높구요. 요즘 나오는 애들은 어떨까 싶어서 7D/550D를 붙여봤는데, 생각만큼 차이가 얼마 안나더라구요. 그래도 체감은 되겠지만, 아 확 좋다. 바꾸자 이런 느낌은 잘 안들었습니다. D300이랑 40D 노이즈 차이 정도 될까나요?


자.. 그럼 풀프레임 신들은 어떻게 나오나 한번 보지요.



더럽고 형편 없네요 ㅋㅋ;

5D는 1368점, 5D markII는 1815점, D700은 2303점이네요. 더럽죠. 너무 형편 없죠. 아오.. Screen 100% 확대에서는 D700이랑 5D markII의 격차가 아주 큽니다. 노란 선 ISO1600 높이는 뭐 크롭바디들 ISO400이랑 맞먹네요. 근데 Print로 넘어오면 D700과 5D markII의 그래프가 겹칩니다. 이 말인 즉슨, 오두막의 스크린 점수는 D700의 두배 정도 되는 엄청난 화소 때문에 저리 된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리사이즈하면 노이즈가 비슷하게 보일 정도니, 전반적인 화질은 오두막이 훨씬 좋다 봐도 되겠지요. 근데 저는 2400만화소는 너무 크고, 오두막은 AF가 절망적이라서-_-;;;


이번에 나올 K-5, D7000, A55 등의 1620만화소 소니 센서가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봐야 알겠는데, 점수가 1000점에 살짝 턱걸이하는 정도일것 같네요. 크롭은 크롭일거라는거죠. 워낙 격차가 커서.. K-5랑 D7000이랑 같은 값이면 K-5 살 정도의 매력이 있습니다. 전 니콘 방식의 젖몰린 AF가 싫기 때문에 K-5가 좋아요. 그리고 셔터소리도 조용하고, 고감도 노이즈는 비슷할거고..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다이얼 방향과 마운트 방향도 니콘보다는 캐논/펜탁스 방향이 더 좋습니다. 참 고민되네요.


니콘과 캐논의 크롭바디에는 17-50과 85.8이 있습니다. 화질 굉장하고 가격 역시 굉장히 쌉니다.

펜탁스에는 약간 짧지만 77.8이 있지요. 수급이 어려워서 그렇지 17-50이랑 준망원은 대충 커버가 됩니다..

노이즈는 커버가 좀 안되는데, 이건 풀프레임으로 가지 않으면 어쩔수가 없네요. 이럴라면 노이즈 떡실신인 소니 풀프레임은 재끼고, 니콘 D700이랑 캐논 5D, 5D markII 밖에 없는데, 여기서 약간 갈립니다.


85.8은 풀프레임에 쓰기엔 너무 짧아서 135가 있어야하는데, 니콘 135는 거의 품귀, 캐논 135는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애들이 다 2.0이라 2.8이랑 별 차이 안나죠. 그냥 고감도 노이즈도 좋겠다, 70-200/2.8 사서 막쓰면 됩니다. 돈도 없겠다 표준 줌은 그냥 28-75 쓰면 될거고, 광각은 17-35 쓰면 되니 걱정 없습니다. 역시 풀프레임밖에 답이 없는걸까요? 


일단은 이번 신센서 기종들 벤치 결과가 나와봐야 확정하겠지만, 괜히 D7000 이런놈 나와서 제 D300 가격이 100만원을 뚫고 곤두박질쳤네요. D700 얹을라면 130은 더 보태야 할텐데. 아이고.